국회법 위헌 논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이 2일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새누리당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론이 제기되는 등 정국이 요동치면서 '말이 통하는' 유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께서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 너무 호들갑 떨지 않으셔도 된다"며 "시행령 위법 등의 문제는 충분히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견제장치가 국회에 있다"고 말했다. 상임위 의결로 시행령 시정요구를 할 수 있는데 여당이 각 상임위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야당이 독단으로 시행령 수정요구를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 양평서 열린 당 워크숍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제가 여당 대표였고 서로 상대방 바뀌어 (야당이) 그런 주장을 했다면 저도 위임범위 벗어난 (시행령) 효력에 대해 문제삼을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달 31일 "요새 공무원들은 헌법공부도 안 하는 것 같다. 대통령 닮아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청와대·정부에 날을 세웠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이처럼 유승민 원내대표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건 새누리당 내부사정과 무관치 않다. 국회법 개정 협상 파문에 유 원내대표는 내부에서 사퇴요구에 직면했다. 임기가 4개월 지난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불거진 건 새누리당으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새정치연합은 유 원내대표를 성토하는 '친박 강경파'보다는 유 원내대표가 협상파트너로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유 원내대표와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협상하면서 야당 요구를 아무 것도 안 들어줄 수는 없다"는 현실론을 강조했다.
아울러 유 원내대표에 대한 이종걸 원내대표의 호감도 한 배경으로 꼽힌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수정당치고는 이례적으로 진보적 경제철학을 강조, 야당 의석에서도 박수를 받았다. 진보적 경제정책을 강조하는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런 유 원내대표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 기조발제에 '유승민 의원 국회연설 분야별 평가 및 구체적인 정책과제' 분야를 따로 할애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5월 임시국회 회기를 단 하루라도 연장해야 한다는 유 원내대표 요청을 수용,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자정 가까운 시각 본회의 출석 결정을 내렸다.
한편 안철수 의원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국회가 법률에 어긋나는 시행령 수정을 요구할 수 없다면 그것은 위임이 아닌 방임"이라고 주장했다. 이 역시 유승민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