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를 국내에서 진두지휘하기 위해 미국 순방을 취소했다. 방미를 나흘 앞두고서다.
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달 20일이다. 박 대통령은 이달 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메르스 확산에 대한 철저한 대응을 지시했고, 청와대는 이튿날 청와대 내에 긴급대책반을 꾸렸다.
박 대통령은 3일에는 청와대에서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고, '민관 종합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키며 대응 수위를 높여갔다.
하지만 좀처럼 확산 추세가 꺾이지 않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고, 미국 순방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청와대는 이때만 해도 방미 관련 일정의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박 대통령은 5일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고, 8일에는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범정부 메르스 대책 지원본부 상황실을 찾고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즉각 대응팀'에 위험병원 폐쇄권 등 전권을 주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후 '병원 내 감명'이 바이러스 전파 경로로 대형병원의 추가 확진자가 감소,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도 나왔지만, 방역망을 벗어난 일부 확진자의 동선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예상치 못한 '3차 유행'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메르스의 최대 잠복기는 2주인데, 이번주가 국내 첫 환자가 격리된지 2주가 되는 시기로 보건당국은 이번주를 메르스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도 이날 방미 연기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주가 3차 감염 및 메르스 확산의 분수령이 되기 때문에 각 부처와 민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방미 연기 결정은 이날 오전 이뤄졌고, 정부는 윤병세 외교장관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이를 알리고 이해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