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대치 국면이 25일 극적으로 해결됐다. 합의내용에 남북이산가족상봉과 적십자 실무접촉(9월)이 포함되면서 대북사업을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한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위한 우리 측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5·24조치 이후 민간 교류까지 경색돼 국제적십자연맹 소속 제3국을 통해 이뤄지던 북한 주민 지원도 직접 지원으로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적 사업목표+정부의지+南北 관계=6.9만 이산가족DB화
25일 한적에 따르면 이날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이산가족상봉이 결정됨에 따라 현재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이산가족 DB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산가족 DB 작업은 지난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통해 "(우리 측)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일괄 전달하겠으니 북한도 이에 동조해 연내 수용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더욱 구체화됐다.
올해 초 한적은 창립 110주년을 맞아 '액션110'을 선포하고 남북 이산가족상봉 정례화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이미 밝혔던 상황. 사업 목표와 정부 의지, 남북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한적의 이산가족 DB작업은 다른 사업보다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적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6만9000여 명의 이산가족들이 살고 계신데, 고령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적지 않아 업데이트를 하는 작업이 필요했다"며 "오늘(24일) 합의 내용과 상관없이 이산가족상봉이 결정되면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적의 이산가족 DB 작업이 완료되면 수백명 단위의 인원만 선별해 가족을 만날 의사와 북측 가족 생사여부에 따라 간헐적으로 실시되던 이산가족 파악 범위가 보다 확대되고 만남 대상을 선별하는 절차도 포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CAS통했던 간접 지원…'합의'통해 직접 지원 기대
이와 함께 '5·24조치' 이후 사실상 중단된 북한 주민 대상 직접 지원 방식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한적은 기대하고 있다.
'5·24'조치가 발동 된 2010년 이후 경색된 정부 간 교류인 만큼 민간 차원의 남북적십자 간 직접 교류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한적은 북한적십자사의 역량강화를 위해 유럽 적십자사들이 구성한 CAS(Cooperation Agreement Strategy)에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참여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북한 수해 지역 영유아시설에 대한 모포 및 이불 지원을 단행 하는 등의 간접지원이 이미 단행됐으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직간접적 지원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적 관계자는 "한적이 남북관계의 통로 역할을 해 왔는데, 최근 급격히 경직된 정치 상황으로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간접 지원 방식도 고수하면서 직접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최대한 이를 활용하도록 준비해 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