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나오는 분이, 아무리 첫 국감 받는다고 해도 준비를 하고 오셔야지. 의원님들 질문할 때 보니까 답답해서 들을 수가 없다"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
강민수 한식재단 이사장에겐 고된 날이었다. 한식재단은 15일 전남 나주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사상 '첫' 국정감사를 치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한식재단을 가감없이 질타했다.
선봉에 선 것은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이었다. 위원장의 특성상 정식 질의시간을 부여받지 못한 김우남 위원장은 오후 회의 속개 직전이나 국감 마무리 발언 때 기습 질문을 던져 강 이사장을 당황케 했다.
◇ "개념이 없다!" 거센 질의에 '묵묵부답'
특히 김 위원장은 국감 종료 직전 "한식재단이 비빔밥에 대한 연구용역 2건을 하면서 2억 6000여만원의 용역비를 줬는데 이사장이란 사람은 이 논문을 읽어보지도 않았다"며 쏘아붙였다. 사무총장에게도 용역보고서를 검토했냐고 연이어 물은 그는 사무총장마저 "읽어보지 못했다"고 답하자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김 위원장은 "2011년 50억 예산 책정된 것 가운데 한식의 우수한 기능 등에 대해 35억원 규모의 연구용역을 실시했다"며 "해당 용역보고서는 읽어봤냐"고 다그쳤다.
강 이사장은 또다시 "못 읽어봤다"고 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대체 앉아서 뭐하냐"고 몰아세우자 당황한 그는 "저희 재단에서 쓴 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쉽사리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그 돈을 가지고 연구를 했으면 그 결과(를 봐야한다). 연구는 대체 무엇으로로 하냐. (용역 결과를) 연구 해야된다는 거에요. 사후 관리는 따로 하는건가. 한 번도 안 읽어보는 용역은 (왜..) "라며 '속사포'처럼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 이사장은 공모로 됐나, 추천으로 됐나. 그 자리에 오게 된 배경이 뭐냐"라며 강 이사장의 선임 배경도 캐물었다. 이어 "개념이 없다!"며 "아무리 첫 국감을 받는다고 해도 준비를 하고 오셔야지 의원님들 질문할 때 보니까 답답해서 들을 수가 없다"며 호통을 쳤다.
연이은 '꾸짖음'에 강 이사장은 아무런 답을 못한 채 '묵묵부답'을 유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점심 직후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술과 음식이 무엇인지 이사장의 철학을 말해달라"고 기습질문을 던지며 국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한식재단만의 '철학'을 정립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시간 부족해"…답변할 기회 빼앗겨 '당황'
다른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한식을 세계에 알리는 긴 로드맵을 가져야 하는데 (사업이) 단편적이고 일회성이다"라며 "작년에 특정 사업을 했다고 (관행적으로) 올해도 한다. 수단이 목표를 대체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렇게 해서 한식을 얼마나 알리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금 멀리보고 조급하게 하지 말고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이사장은 답변서를 보며 "한식진흥 및 공식 관광활성화 정책에 따라 단기적인 임팩트 홍보 사업 지양하겠다"고 답했다.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은 "한식재단이 농해수위 소속인 것은 국산 농산물을 바탕으로 해서 (사업을) 하라는 건데 대부분 홍보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국산 농산물이 외국에 음식화되서 나간다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판매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 점을 인식못하면 한식재단은 외교통상부 소관으로 넘어가고 예산도 줄어들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강 이사장이 이에 대해 "잠시 말씀을 드리면 안되겠냐"며 반박을 하려했지만 박 의원이 "(질의)시간이 부족하다"며 다른 질의를 던져 일종의 '소명'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 "국감장서 함부로 이야기하는 것 아니다"…'팁'(?) 전수받기도
그런가하면 유성엽 새정치연합 의원과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 사랑'에 '된서리'를 뒤집어쓰기도 했다.
"한식재단은 초기 출범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해야할 일이 많다"며 운을 뗀 유 의원은 "전북은 단연 맛의 고장이다. 한식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한식문화체험관을 설립하는 것이 좋을 듯한데 검토한 바 있냐"고 물었다.
이에 강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필요하다 생각은 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성엽 의원의 지역구는 전북 정읍이다.
문제는 홍문표 의원의 질의 때다. 홍 의원은 "(전국 8도의) 한식 전체를 평가하는 기회가 있었냐. (없는데) 왜 어느 도의 음식이 제일 좋다고 하냐"며 "충청도 것도 좋다"고 '깨알' 홍보를 잊지 않았다.
잠시 국감장에서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홍 의원은 이내 다시 정색하고 "국감장이라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감장에선 함부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 의원님대로 하면 적극 검토한다고 해야지. 평가도 없고 결과도 없는 것을 국감장에서 이야기하면 책임을 져야한다"고 일종의 '국감팁'을 전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