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못 찾겠다 강동원, 못 찾겠다 '책임 정치'

김승미 기자
2015.10.19 07:08

[the300]

국회 의원회관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의 문은 굳게 잠겨져 있다. 지난 13일 대정부질문에서 18대 대통령선거 부정 개표를 지적한 이후 강 의원은 보이질 않는다. 보좌진들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강 의원의 대정부 질문 이후 정국 경색은 심화됐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복'이라며 강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까지 제소했다. 새정치연합은 강 의원을 원내대표단과 국회 운영위원에서 사퇴시키면서 논란을 마무리짓고자 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강 의원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종걸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에서 '당직 사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한 것이 전부다.

정치권에 따르면 강 의원은 평소 18대 대선의 정당성에 대해 지속적인 의문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 의원들에게 '지난 대선이 무효'라는 주장을 담은 책을 돌리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는 투표소별 수개표 도입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그의 트위터만 봐도 지난 3월 "한동안 쉬고 있었는데 '투표소에서 수개표법' 개정을 추진하기 위해 다시 시작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정부질문은 우발적 발언이 아니라 평소 그의 소신인 셈이다.

대정부질문은 국회의원의 권리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은 국정에 관한 질문이라면 가감 없이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정치권은 강 의원의 대정부질문의 정파성에 대해 논하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국회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버렸다는 데 있다.

강 의원은 대정부질문 전날 원내지도부의 사전 만류에도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강 의원이 “지난 대선 개표의 부정의 증거가 밝혀지고 있다”고 했지만 그가 제시한 근거는 지금까지 인터넷을 통해 주장 돼 온 개표 조작 의혹을 반복한 수준이라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강 의원의 의혹에 대해 A4 용지 3장 분량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강 의원이 자신의 소신에 대해 떳떳하다면 지금이라도 입장을 밝혀야 마땅하다.

공허한 정쟁의 피해자는 국민, 그 중에서도 야권 지지자들이기 때문이다. 3년이 지난 해묵은 ‘대선 불복’ 논쟁으로 민생을 논하기에도 바쁜 국회가 더욱 삐걱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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