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준비는?...낮잠자는 통일기금 관련 법안들

오세중 기자
2015.10.23 06:06

[the300-런치리포트]["19대 국회, 이 법만은"④-통일기금법(1)]

[편집자주] 19대 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머니투데이 더300과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는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법안임에도 우선순위에 밀리거나 이해충돌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법안들을 선정 '19대국회, 이 법만은' 시리즈를 런치리포트로 기획합니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60여 년 세월의 기다림으로 가족과 만나 대화를 나눌 시간은 많아야 10여시간. 오랜 기간 기다림의 대가 치고는 가혹하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보면서 다시 떠올리게 되는 건 ‘통일’이다. 과연 우리가 염원하는 통일을 위한 준비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통일 준비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가 ‘통일 비용’이다.

비용 산정부터 재원 마련 방식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국회에 통일 비용 마련을 위한 법안들이 여러 건 대기중이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통일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만큼 19대 국회가 마무리 되기 전에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19대 국회 들어 처음 통일비용 관련 법안을 들고 나온 것은 현 국회의장인 정의화 의원(무소속)이다. 정 의장은 2012년 8월 “현재의 북한 경제수준을 고려할 때, 남북한이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북한의 소득수준을 남한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남한이 부담해야 할 경제적 비용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시 ‘남북협력기금법’을 ‘남북협력 및 통일 기금법’으로 바꾸는 법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남북의 안정적 통합을 위한 기금 설치 △남북협력계정과 통일계정 구분 △통일계정에는 내국세 총액 1/100 적립 △통일계정의 사용은 남북이 통일을 합의 시점부터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같은 해 9월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정 의장의 개정안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통일기금법이라고 명명한 신설법안을 들고 나왔다. 이 의원은 통일 이후의 안정과 제도 개편·재건 등을 위해서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일비용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통일기금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통일비용 재원 마련 등 자금 확보·공급 위한 통일기금 설치 △정부 출연금 또는 민간 기부금으로 조성 △통일부 장관 소속 통일기금운용위원회 설치 △통일 이후 이북지역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 임금수준 보전, 기초생활 보장 등을 위해 사용 △지원받는 자는 지정된 목적 외의 용도에 기금 사용 불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2013년 7월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통일비용 마련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 의원은 “최근 수년간의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하여 남북교류 및 협력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특히 2011년 기준 사업비의 집행률은 4.2%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협력기금의 목적을 확대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기금의 용도를 추가해 한반도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과 북한의 영유아,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문제해결 및 지원을 위한 사업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남북협력기금에서 당해연도에 집행되지 않은 금액 중 2분의 1을 이후 통일비용을 위해 적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도 통일복권 발행을 골자로 하는 법안(남북협력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통일복권을 발행해 조성된 수익금을 남북협력기금의 재원으로 활용함으로써 통일 이후 남북한의 안정적인 통합을 위한 비용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처럼 통일비용 마련을 위한 다양한 법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통일비용을 바라보는 인식과 효율적인 재정 운용의 측면에서 견해차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국회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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