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배신의 정치' 2탄…"진실한 사람 선택" 총선 지침?

이상배 기자
2015.11.10 15:33

[the300] "경제활성화 법안 자동폐기 땐 국민들 절대 용서 않을 것" 대국회 강경발언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또 한번 대국회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배신의 정치' 2탄이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엔 여당 뿐 아니라 야당까지 싸잡아 몰아세웠다는 점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의식한 듯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 받게 해달라고도 했다.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의 총선 출마 러시와 맞물려 해석될 경우 정치권에서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은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가 이것을 방치해 자동 폐기된다면 국민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회가) 매일 민생을 외치고 국민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치적 쟁점과 유불리에 따라 모든 민생 법안들이 묶여있는 것은 국민과 민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생 현안을 방기한 채 정쟁에만 몰입하는 여의도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여과없이 표출한 셈이다. 특히 경제활성화 법안의 처리를 가로막고 있는 야당이 주된 타깃이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8일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도 경제활성화 법안, 노동개혁 법안,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해선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때마다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사정하는 것도 단지 메아리 뿐인 것 같아 통탄스럽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내년 총선에 대한 사실상의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제 국민 여러분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주시고,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 받을 수 있도록 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배신의 정치'에 대한 심판론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원내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린 지난 6월25일 국무회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다. 당시 박 대통령은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을 해 주셔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유 전 원내대표 측을 겨냥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출마를 위한 사퇴를 계기로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의 이른바 '박심(朴心) 출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미묘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내각 또는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진실한 사람들'로 해석할 경우 사실상 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해석될 경우엔 '총선 개입' 비판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에 대해 '원론적인 발언'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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