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째 해묵은 과제였던 종교인소득 과세가 국회 첫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여야는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표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시행시기를 또다시 2년 유예했다. 이에 따라 종교인 과세는 다음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2017년 다음해인 2018년 시행되게 됐다. 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법 개정이 이뤄져 다시 유예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는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인 소득을 명시하는 내용이 담긴 정부제출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소득세법 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 항목을 신설하고, 소득이 많은 종교인들에게 세금을 더 걷기 위해 필요경비 공제율을 소득에 따라 20~80%로 차등화했다. 원천징수의 경우 종교단체별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종교인이 자발적으로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원천징수를 하지 않고 자진신고도 하지 않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소득세와 같이 가산세를 부과키로 했다.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종교인과세를 시행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국회는 시행시기를 2018년 1월1일로 2년 연장했다. 지난해 조세소위에서 종교인소득 관련 올해 1월1일부터 시행예정이던 소득세법 시행령을 1년 유예했던 것에 이어 또다시 '다음'으로 미룬 것이다.
그동안 조세소위 의원들은 종교인 과세의 필요성은 부정하지 않았지만 종교계의 반발을 우려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원칙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을 보였던 정부와 야당과 달리 여당 일부 의원들이 비공개간담회 등에서 종교인소득에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득세법 개정안의 대부분 내용에서 합의점을 찾았지만 지금껏 의결을 하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조세소위원장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야당 간사격인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날 오전까지 '물밑협상'을 벌인 결과, 여당 내부에서 종교인과세를 부과하되 시행시기를 2년 늦추는 방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종교계의 최대 우려점이었던 교회 세무조사 관련해서는 세무공무원이 세무조사시 종교단체의 장부나 서류 중 종교인 개인 소득과 관련된 부분에 한해서만 제출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동안 일부 개신교계에서는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근거가 법에 명시되면 정부가 목회자 개인이 아닌 교회 전체에 대한 소득을 파악하기 위한 세무조사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법제화에 반대해왔다.
종교인 과세에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종교인과세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은 위원장대안의 형태로 기재위 전체회의를 거쳐 2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