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방문 첫 날 미 항공우주국(NASA)의 첫 번째 우주센터이자 미국 우주개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했다.
고다드 센터는 박근혜 대통령을 맞아 이례적으로 무인로봇 등 미래 우주탐사를 위해 개발 중인 첨단 시설에 대한 시찰을 주선했다. 당시 NASA 관계자들은 지구과학, 심우주관측, 통신, 위성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간 새로운 협력에 대한 강한 기대를 표명했다. 우리 대통령은 고다드 센터를 우주개발의 꿈을 실현시키는 심장과 같은 곳이라고 화답하면서 한미간 우주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틀 뒤 개최된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조속한 시일 내에 우주협력 강화를 위한 정부간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배경에서 한미 우주협력협정이 탄생했다. 어제 필자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서명한 이 협정은 양국 우주협력에 있어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 이번 협정은 미국이 아시아 국가와는 최초로 체결하는 정부간 기본협정으로서 우주탐험 등 우주활동과 관련한 한미간 협력에 대한 미측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우주 자립으로 우주강국 실현'을 국정과제로 삼아 2020년까지 무인 달 탐사를 추진하고, 향후 소행성과 화성 탐사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우주개발 계획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우주개발의 역사가 짧지만 세계 5위권의 지구관측 위성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우주기술은 가장 대표적인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우주 탐사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일기예보나 내비게이션 시스템뿐만 아니라 신소재와 의약품 개발까지 우주기술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우주기술에서 파생한 많은 기술들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그 경제적 가치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런 이유로 많은 선진국들이 우주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대규모 투자와 적극적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우주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과의 협력은 우리의 민간 우주개발 능력을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우주기술을 활용한 우주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나아가 350조원에 달하는 세계 우주시장 진출도 탄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은 우주협력을 북극협력, 보건안보, 사이버협력과 함께 21세기 한미 양국간 미래협력의 새로운 지평(new frontier)으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미국과의 우주협력은 한미동맹이 안보동맹을 넘어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성장하였으며 한미관계가 우주라는 새로운 지평으로 협력의 무대가 확장된 것을 상징한다.
한편 북한이 인공위성이라는 미명하에 핵무기 운반수단으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 목적의 우주 탐사와 이용에 관한 협력을 규정하고 있는 금번 우주협력협정이 갖는 의의는 더욱 크다고 하겠다.
필자가 고교생이었던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디딘 닐 암스트롱이 "한 인간에게는 조그만 발걸음이지만 전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고 말했을 때의 흥분과 감동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어제 한미 우주협력협정 서명식에는 NASA 우주도시 설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고교생들이 참석했다. 이번 한미 우주협력협정 체결이 우주 탐험에 대한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