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초선의원들을 위한 워크숍 격 행사가 11일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 경내 이동을 위해 우등버스를 동원하고, 단 한층을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독점하는 등 진행에 무리가 뒤따랐다. "초선들에게 특권부터 가르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는 이날 오전 국회의정관에서 20대 초선의원 의정연찬회를 개최했다. 132명 초선의원들을 대상으로 정치선배와의 대화, 정의화 국회의장 및 당 대표들과의 오찬, 국회 본회의장 전자투표 시연 등이 진행됐다. 국회의원들의 기본 소양을 익히는 워크숍 격이었다.
오전 행사가 열린 의정관에서 오찬장소인 국회의원회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국회 앞 잔디밭을 약 300m 가량 가로지르면 된다. 국회 사무처는 하지만 이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4대의 우등버스를 준비했다. 불과 5분이면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하는 의전을 제공한 거다.
의원회관에서는 한 술 더 떠 직원들이 의원들의 이동을 위해 미리 엘리베이터를 잡아놨다. 홀수층 엘리베이터 3대를 묶어 의원들과 귀빈들만 이용하도록 했다. 덕분에 같은 시각 회관을 방문한 민원인들과 직원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의원들의 오찬 장소는 3층. 로비인 2층에서 단 한 층만 걸어 올라가면 되는 상황이었다.
현장에서는 "특권부터 가르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선배인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인사말을 통해 "국회의원은 높은 사람이 아니라 중요한 사람"이라며 자부심과 특권의식을 구분할 것을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자체가 특권의식을 부추겼다. 여당의 한 초선 비례의원은 "이런 분위기까지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상당수 초선의원이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체 132명 의원 중 시간을 맞춰 의정관에 도착한 의원은 100여명에 불과했다. 20여명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원내대변인 등 당직을 맡은 불참자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불참자도 적잖았다.
한편 불참자들을 제외한 초선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다과를 나누며 축하인사를 나눴다. 더민주 소속 김두관 당선인(김포갑) 등 초선에 어울리지 않는 중량감을 뽐내는 당선인들도 모습을 보였다. 정계에 처음 발을 들인 비례대표 의원들은 바삐 명함을 돌리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강연에 나서 "한국 정당문화는 지도자 중심의 보스정당으로 정책이 있을 수 없었다"며 "토론을 통해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원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을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극복한다면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오찬에는 이 부의장, 정갑윤 국회부의장,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천정배 공동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초선의원들을 만났다. 안 대표는 건배사로 "일하는 국회! 밥값하는 정치!"를 외쳤다.
초선의원들은 이후 본관으로 이동해 전자투표를 시연하며 일정을 마쳤다. 쓴소리도 나왔다. 초선들을 소집하는 행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경기출신 한 야당 초선의원은 "초선들을 계속 불러모으는데 줄세우기나 군기잡기 문화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튀지 말고 조직 안에서 줄을 잘 서라는 의도로 보여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