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만 무성한 의원들의 '무노동 무임금'

구경민 기자
2016.06.02 05:50

[the300]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지 3일째다. 하지만 벌써부터 정치권에 대한 기대보다 비난과 실망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원구성 법정시한이 엿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원구성 협상은 교착상태다.

급기야 국민의당은 지난 31일 '무노동 무임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법정시한인 오는 7일까지 정상적으로 국회가 개원되지 않는다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했다. 이날 국민의당이 무노동 무임금을 제안한지 불과 몇시간도 안돼 원구성 협상은 또다시 불발됐다. '국회의장' 문제에 새누리당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법정시한 내 원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매번 국회가 시작될때 원구성이 법정시한을 맞춘 적이 없다는게 그 근거다. 19대 국회도 처음부터 불법으로 시작했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한달간 갈등만 일으키고 국회법에 정해진 법정시한을 어겼다.

비난이 거세지자 정치권에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거론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매번 총선 공약으로 여야가 앞다퉈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우지만 국회의원 뱃지를 다는 순간 이 원칙은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법률로 정하려는 노력도 항상 불발됐다. 19대 국회에서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 등은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 같은당 윤상현 의원도 '무노동 무임금'을 명시한 수당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에서도 국회의원 세비를 아예 30% 삭감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법률개정안을 제출했다. 이들 법안은 19대 국회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처분됐다.

국회에서 10년 이상 일한 한 보좌관은 "일하지 않는 국회를 비난하는 여론이 있을때마다 '세비 삭감' 법안이 제출됐다"며 "이번에도 '쇼'에 그칠 것"이라고 비꼬아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받는 세비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피와 땀이 서린 세금에서 나온 것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국회의원들 스스로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대명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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