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개혁(노동개혁) 홍보를 위해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편법으로 승인도 나기 전에 끌어 쓴 예비비 문제가 1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파행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올해 사용한 예비비 내역 자료제출까지 요구한 상황이다.
환노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소관 부처인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기상청에 대한 2015회계연도 결산안을 심사, 환경부와 기상청 결산은 승인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예비비 지출을 바라보는 여야 이견으로 승인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40분경 고용노동부 예비비 지출에 대한 문제를 여야 간사가 논의하기 위해 10분 간 정회하기로 했지만 정회시간은 오후3시까지 연장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노동개혁 홍보를 위해 54억원의 예비비를 사용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예비비 사용에 대한 내용은 환노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예산소위)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날 전체회의서 추가 논의가 이뤄졌다.
노동개혁 홍보가 예비비를 사용할 정도로 긴박한 사안이 아니라는 야당과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의 문제제기와 함께 대통령의 승인 전에 고용노동부가 예비비를 집행한 절차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지난해 뿐 아니라 지난 3월에 승인이 난 50억 여원의 고용노동부 예비비에 대한 세부내역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한정애 더민주 의원은 "올해 사용한 예비비 세부내역을 받아봤으면 하는 이유는 (예비비 승인 즈음에) 총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예비비 승인을 받을 때 국무회의와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던 내역을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올해 벌써 50억원 예비비가 책정이 됐고 30억원이 홍보비로 배정된 것을 확인했다"며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편성했는지 자료 제출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주지 않고 있다. 2015년 (예비비를) 부적절하게 쓴 전례가 있으니 2016년 예비비 사용이 적절한지 달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예비비는 사용 후 국회에 그 다음 해 5월31일까지 제출하도록 국가재정법에 명시돼 있어서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 예산당국과 협의하겠다"며 "작년에 미진했던 부분은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는 이어졌다. 이에 홍영표 환노위원장은 "중재안을 내겠다. 예산당국과 협의해 보겠다고 하니 회의 진행을 하면서 기획재정부에 (자료제출 여부를) 확인하라"며 "그러면 기재부에서 답변을 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도 "정부가 적용하는 국가재정법과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 내용이 있는 국회법 간 충돌이 생기는 것"이라며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자료제출을 요청하고 정부는 국가재정법에 따라서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우리가 정부에게 법을 위반하라고 할 순 없다"고 말하는 등 나름의 중재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이 장관은 홍 위원장의 중재안을 거부했고 야당과 정부 간 올해 예비비 자료 제출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됐다.
이후 환노위는 오전 11시40분 경 고용노동부 예비비 지출 승인의 건을 어떻게 처리 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10분간 정회를 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 시간은 오후 3시까지 연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