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과 무소속 의원 160명이 공동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을 21일 발의했다. 방송마다 제각각인 이사수를 여야 7대6으로 통일하고 사장 선임시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하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것이 뼈대다.
야권 의원들은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다. 개정안이 특정 정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아니며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이 발의에 참여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19대 국회에서 이미 비슷한 내용의 개선안이 여당 측의 반대로 무산됐었다는 점에서 통과를 낙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 이사회 與·野 7대6 구도…사장 선임엔 특별다수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더민주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방송법과 방송문화진흥회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4개 법안에 대한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날 법안에는 더민주 의원 116명과 국민의당 35명 정의당 6명, 무소속 3명 등 총 160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영방송 이사진은 여당과 야당이 각각 7명과 6명을 추천, 총 13명으로 구성케했다. EBS의 경우 여당 추천 인사에 교육부장관과 교육관련단체에서 추천하는 사람이 포함되도록 명문화했다. 이사회에는 재적이사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사장 후보를 제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외에도 개정안에는 △노사가 추천하는 각 5명(총 10명)의 편성위원으로 꾸려진 편성위원회 구성 및 방송편성규약 제·개정, 방송편성책임자 임명제청 권한 부여 △ 회의 비공개 사유를 '방송사업자나 종사자를 제외한 개인과 법인, 단체의 명예를 훼손' 등으로 규정 △회의록은 작성과 공개 원칙 위반시 처벌 등의 규정이 포함됐다.
야권에서는 일방적으로 정부·여당에 유리한 현행 공영방송 지배구조 구성방식으로 인해 방송 공정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KBS 이사회의 경우 관례사적으로 여야가 7대4의 비율로 추천해왔으며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여야 6대3으로 총 9명으로 구성해왔다.
◇야3당 "올해안에 처리"…여 "절대 양보 없어"
야권은 방송법 개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이 기존에 여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에서 여야 상호간에 견제가 가능한 구조로 바뀌었을 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최근 정치권 분위기가 내년 대선에서 여야 어느 쪽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법안 공동발의에 재적의원 과반수를 가뿐히 넘는 160명의 의원이 참여한 것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방송 공정성 관련 이슈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야권에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홍근 더민주 의원(국회 미방위 더민주 간사)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60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는 정치적 무게감을 생각해야한다"며 "방송을 방송답게, 공정하게 정상화시키자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아직까지 방송사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 환경 조성에 중요한 방송사 지배구조에 변화를 주는 것에 부정적인 흐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개정안 대부분의 내용은 19대 국회 방송공정성특위에서 다뤘던 내용인데 여당이 강하게 반대해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미방위 소속 새누리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대선이 코 앞에 와 있는 상황이라 야권에서는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총력을 다하겠지만 같은 이유로 여당에서는 쉽게 처리에 동의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방송법 이슈에 파묻혀 미방위 다른 이슈들도 제대로 논의가 안되고 파행이 거듭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