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직원, 보고 없이 주식 거래 등 금융투자 내부통제 '구멍'

오세중 기자
2016.08.11 15:53

[the300]감사원, 금융위원회 감사 결과...263명 가운데 2명만 금투상품 매매 통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소재 감사원

금융위원회 공무원들이 보고 없이 주식을 매매하는 등 내무통제에 '구멍'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상 취득이 용이한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사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현행법상 금융상품 매매시 신고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감사원은 올해 4월 금융위를 상대로 기관운영감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내용을 비롯해 총 13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자본시장법 등의 규정에 따르면 금융위 공무원은 반드시 감사담당관에게 신고한 본인 명의의 1개 계좌만을 이용해 주식 등의 금융투자상품을 거래해야 하며 매매내역을 분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금융정책과 감독을 주관하는 금융위 직원들의 경우 금융관련 정보를 일반 투자자들보다 접근하기 쉽기 때문에 불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 공무원 263명 가운데 지난해 매 분기 말에 금융투자상품 매매내역을 통지한 직원은 고작 2명에 불과했다. 감사담당관도 2명이 통지한 매매 내역만을 대상으로 주식거래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했을 뿐이다.

감사원은 고위직 6명을 포함 금융위 공무원 55명과 금융감독원 등 파견직원 13명 등을 대상으로 규정 준수여부 점검 결과, 1억1400여만원 상당을 몰래 거래한 A씨 등 4명이 금융투자상품 매매를 위한 계좌를 감사담당관에게 신고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또 금융투자상품 잔액 합계가 1000만원 이상인 경우에 금융투자상품 매매내역을 감사담당관에게 통지하도록 돼 있는데도 8억여원 상당의 금융투자상품을 보유하고 주식거래를 해온 팀장 B씨 등 4명도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앞으로 소속 공무원의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철저히 점검하고, 자본시장법이나 주식 거래 기준 등을 위반한 직원들에 대해 적정한 조치를 내리라고 통보했다.

또 감사원은 금융위가 실손의료보험에 대해서는 보험사로 하여금 계약자에게 중복계약 체결 여부를 확인하고 비례보상 제도를 안내토록 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실손담보보험에 대해서는 중복체결 현황도 파악하지 않고 있는 등 보험계약자 권익보호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교통사고처리지원금, 생활배상책임, 벌금, 법률비용 등과 같이 실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는 실손담보보험은 실손의료보험과 마찬가지로 중복 체결하더라도 보험금은 각 보험사가 비례보상한다. 이 때문에 같은 종류의 실손담보보험을 2개 이상 계약할 경우 불필요하게 보험료만 많이 나오게 되지만 금융위의 관리 소홀로 계약자들이 이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감사원은 조사결과 실손담보 계약 총 6674만여건중 4.8%에 해당하는 323만여건의 보험계약은 중복 체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