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통령직속 통준위 용역 60% 통준위원이 수행…'나눠먹기' 꼼수"

박소연 기자
2016.09.21 15:13

[the300]연구용역 78%가 수의계약…박주선 의원 "통일준비위원회 아니라 연구용역 수주위원회" 질타

대통령 직속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가 지난 2014년 발족 이후 실시한 연구용역 10건 중 6건 이상을 통준위 위원이 참여해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연구용역 대부분을 2000만원 이하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경쟁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통준위 위원들에게 계약을 몰아준 것은 불공정하단 지적이다.

21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으로부터 제공받은 통일부의 '통일준비위원회 정책연구과제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통준위가 발주한 총 42건의 연구용역 가운데 통준위 위원이 참여한 건은 25건(60%)이었다.

금액별로 보면 총 12억2500만원의 연구용역 중 통준위 위원이 참여한 과제가 7억9000만원으로 65%에 달했다.

더욱 큰 문제는 통준위 연구용역 총 42건 중 33건(78%)가 수의계약으로 진행돼 공정한 경쟁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점이다. 2014년 통준위가 진행한 연구용역 20건 가운데 100%가 수의계약이었고, 지난해 14건의 연구용역 중 9건(64.3%), 올해 진행된 8건 중 4건(50%) 역시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통준위는 연구용역사업 시행시 국가계약법 제7조에 따라 일반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을 발주해야 한다. 같은 법 시행령 제26조에 따르면 국가기밀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수의계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통준위 관계자는 "통준위가 2014년도 7월 출범했는데, 첫해엔 연구용역을 주어진 시간 내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통준위 위원들이 직접 참여를 많이 했다"며 "이후엔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법령에 정해진 사유에 준해서 특정 주제에 대한 전문가가 한정돼 있는 경우에 수의계약을 한 것이다. 또한 2000만원 이하 계약은 수의계약을 해도 된다"고 해명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사진=뉴스1

그러나 통준위 연구용역 세부자료를 살펴보면, 통준위 위원들이 연구용역 '나눠먹기 꼼수'가 확연히 드러난다.

자료에 따르면, 2014년도 연구용역 20건은 모두 계약금액을 2000만원으로 일괄 지정해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도엔 연구용역 14건 중 8건이 수의계약이었으며, 나머지 2000만원 이상 계약 6건은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1건(5000만원)을 제외한 5건을 통준위 위원이 낙찰받았다. 이 가운데는 1.1억원짜리 연구용역 계약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통준위 연구용역 수주와 관련, 통준위 소속이 아닌 일선 북한학과 출신 연구자들의 불만이 팽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준위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 기조 하에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민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2014년 7월 출범했다. 출범 당시부터 민주평통과 통일부 등과 차별성이 적어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논란이 많았다. 더욱이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박주선 의원은 "통일준비를 위해 자문과 심의를 담당해야 하는 통일준비위원들이 연구용역 따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꼴"이라며 "통일준비위원회가 아니라 연구용역수주위원회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번 외통위 국감엔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부위원장이 통준위 활동 전반과 관련한 일반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을 요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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