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16일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마취 상태에서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해 청와대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당시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6차례 전화로 보고를 받았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면서다. 그동안 청와대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최근 언론의 관련 보도로 의혹이 확산되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춘추관을 전격 방문, "일부 언론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7시간'을 둘러싼 성형시술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스스로 부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재경 신임 민정수석이 이끄는 민정수석실이 박 대통령에게 직접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에서 정상 집무를 봤다"며 "세월호 사고에 대해 지속적으로 15차례에 거쳐 국가안보실, 정무수석실의 상황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시36분 △10시40분 △10시57분 △11시20분 △11시23분 △11시28분 △12시05분 △12시33분 △13시07분 △13시13분 △14시11분 △14시50분 △14시57분 △15시30분 △17시11분 등 구체적인 보고 시각도 열거했다.
정 대변인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전화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보고 15차례 가운데 6건은 전화 통화, 나머지 9건은 팩스 등 서면 보고였다"며 "세월호 사고 이외 현안에 대한 별도의 보고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박 대통령은 전화로 세월호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으며 현장 상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라는 등의 지시도 내렸다"고 전했다.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정 대변인은 "세월호 사고 당일 12시50분 최원영 당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기초연금법과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10분간 전화로 보고한 것도 확인했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이 같은 의혹들은 지난해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에 대한 법원의 판결과 국회 보고를 통해서도 사실이 아님이 확인된 바 있다"며 "(박 대통령에게 성형시술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성형외과의 김모 원장도 언론을 통해 당일 인천의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며 하이패스 및 골프장 결제 영수증 제시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경호실에 확인한 결과, 당일 외부인이나 병원 차량이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도 없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약받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정 대변인은 "언론 보도를 보니 의혹을 받고 있는 자문의가 박 대통령은 수면내시경을 할 때도 마취를 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며 "참고해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마취를 싫어한다는 점에서 마취를 필요로 하는 성형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차움의원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개명 후 최서원)를 담당하다 박 대통령의 자문의가 된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모씨는 지난 10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부모님 때문에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았다"며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일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일각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대변인은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악의적으로 의혹을 부풀리는 보도는 중대한 명예훼손에 해당되므로 바로 잡아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취임을 전후해 2013년 2월18일부터 같은 해 7월까지 총 3개의 침대가 청와대로 반입된 것과 관련, 최씨가 대통령 관저에서 숙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침대 가운데 1개는 이명박정부 때 구입했던 것"이라며 "1개는 (대통령이 2013년 휴가를 갔던) 저도로 갔고, 나머지 1개는 박 대통령이 지금 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대포폰을 개설해 박 대통령에게 줬다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선 "처음 듣는 얘기"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