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재벌통' 박영수 특검 임명…"직접조사 응할 것"

이상배 기자
2016.11.30 16:25

[the300] (상보)"특검 수사 적극 협조… 검찰 노고에 감사"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맡을 특별검사로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64)을 선택했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서 대기업 수사 경험이 풍부한 박 전 고검장은 대기업 관련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는 박 대통령 입장에게 특검으로 지명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란 세간의 관측이 빗나갔다. 뇌물 혐의 등에 대한 무죄 입증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춘추관에서 "박 대통령은 오늘 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 2명 중 박 전 고검장을 특검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 전 고검장은 SK그룹 분식회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등 굵직한 대기업 수사를 지휘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중수부장 시절엔 중수1과장이었던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과 손발을 맞춘 전력이 있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본격적인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특검의 직접조사에도 응해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며 "특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의 모든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이 가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이번 특검 수사가 신속 철저하게 이뤄지길 희망하고, 이번 일로 고생한 검찰 수사팀의 노고에 고맙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전날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할 특검 후보로 박 전 고검장과 조승식 전 대검 형사부장(64)을 추천했다. 두 후보자 모두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였다. 고향도 각각 제주, 충남으로 비교적 정치색도 옅다.

조직폭력배 수사에 잔뼈가 굵은 조 후보자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극중 인물인 조범석 검사의 실제 모델로 유명하다. 1990년 창설된 서울지검 강력부의 첫 작품으로 현장에 권총을 차고 나가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를 검거한 사건은 조폭 수사의 전설로 남아 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하 최순실 특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특검 후보 추천을 받은 때로부터 3일 이내인 다음달 2일까지만 특검을 임명하면 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특검 임명을 굳이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가급적 조속히 임명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앞서 정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특별검사 임명을 빨리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2일 '최순실 특검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곧장 서명하고 통상 이튿날 이뤄지는 관보게재(공포)까지 당일 처리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특검 임명을 서두른 것을 놓고 검찰 수사를 조기에 중단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 20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직권남용·강요 등,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공범' 피의자로 입건했다. 그러나 증거 부족을 이유로 '제3자 뇌물' 혐의는 공소장에 반영하지 않았다.

특검 수사기간은 준비기간 20일을 포함해 90일로, 1회에 한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 연장할 수 있다. 특검은 특검보 4명과 파견검사 20명, 검사 외 파견 공무원 40명 이내의 대규모 특검팀을 거느리게 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대비해 최근 변호인단을 기존 유영하 변호사 1명에서 약 4명으로 확대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