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

김성휘 심재현 구경민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2016.12.01 09:15

[the300]종합

[편집자주] 대한민국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이 벌어진지 12년만에 두번째 대통령 탄핵국면을 맞았다. 탄핵 외 임기단축, 개헌 등 다양한 방식의 시나리오가 나온 가운데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과 헌재 결정, 해외 주요국의 대통령 탄핵사례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독자가 탄핵 정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세월호' 담은 탄핵안…헌재, 대통령 파면기준 제시

29일 오후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라고 말했다. 2016.11.29/뉴스1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과 헌법재판소 결정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국면에 주목받고 있다. 국내 유일한 선례인데다 당시 헌재 결정문이 대통령 파면사유로 제시한 중대한 법위반 사례가 12년 뒤 박근혜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죄, 강요죄 등을 적시한 탄핵안과 부합한다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30일 박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 강요죄, 제3자 뇌물죄 등 헌법과 법률위반을 탄핵 사유로 명시한 단일 탄핵안을 마련했다. 최종 조율과정이 남았지만 손상된 헌법질서 회복이란 가치가 대통령 파면과 직무수행 단절로 인한 국정공백을 뛰어넘는 가치이므로 탄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중점을 뒀다.

◇朴 탄핵안, 헌법 다수 조항 위반 적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은 헌법수호의무(제66조 및 69조)를 어겼다는 게 골자였다. 주로 공직선거법 위반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 경제파탄으로 국민의 행복추구권 조항(제10조)을 위반했다고도 적었지만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외에는 형법, 국가공무원법 등 법률 위반이 강조됐다.

당시 헌재는 노 대통령이 선거중립 위반 의무를 어긴 것으로 판단했지만 파면까지 할 사유는 아니라고 결정했다. 다른 탄핵사유는 이유없거나 소추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파면할 중대한 법위반으로 뇌물수수, 권한남용, 국익저해 등의 경우를 들었다. 이는 2016년 야권이 준비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핵심 내용과 유사하다.

이번 탄핵안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의 문건을 외부로 유출, 최순실 등 측근 인사들에게 정부인사나 정책결정 개입하게 한 사안은 헌법의 국민주권원리(제1조), 헌법수호의무(제66조 및 69조) 등을 위배했다고 봤다. 최순실 비호세력을 장차관에 앉힌 것은 헌법상 대통령의 공무원임면권(제78조) 위반, 기업에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 금품출연을 강요한 대목은 재산권 보장(제23조) 위반으로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인권보장·행복추구권 조항(제10조) 위배 사항을 포함했다. 세월호 포함 여부는 새누리당의 탄핵동참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주요 법률위반 사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죄, 직권남용죄, 강요죄다. 미르, K스포츠재단 출연금, 롯데의 70억 추가출연 등이 해당한다. 제3자 뇌물죄에는 SK와 롯데의 면세점 인허가, 삼성물산 합병 시 국민연금의 찬성 결정 부분을 포함했다.

개성공단 폐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배치, 국정교과서 추진 등은 단일안에서 빠질 전망이다. 야권은 그래도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친다"는 입장이다. 국회가 2일 또는 9일 탄핵을 가결, 헌재로 넘긴다면 12년 전 헌재가 제시한 대통령 파면사유를 적용할지 주목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헌재 결정문 요지

사건번호: 2004헌나 1 사건

-열린우리당 지지를 기대한다는 발언(탄핵사유 1)

▶대통령 발언은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고 이로써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 (중략) 대통령의 법위반 행위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고, 국민의 신임을 임기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국민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측근비리와 권력형 부정부패(사유 2)

▶당선후 취임시까지 이뤄진 대통령 행위는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 취임 후에도 (참모들의 불법자금 수수를) 지시·방조했거나 불법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소추 사유는 이유 없다.

-국정파탄(사유 3)

▶가계부채 증가, 청년실업률 상승, 정부부채 증가가 사실이라고 해도 책임을 전적으로 피청구인(노무현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것은 무리다.

-파면할 만큼 중대한 법위반이란

▶대통령의 파면을 요청할 정도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이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로서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원리를 구성하는 기본원칙에 대한 적극적 위반행위를 뜻하는 것이고,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그 외의 행위유형까지 포괄하는 것으로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위 외에도 예컨대 뇌물수수, 부정부패, 국가의 이익을 명백히 해하는 행위가 전형적인 예라 할 것이다.

예컨대 △대통령이 헌법상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여 뇌물수수, 공금의 횡령 등 부정부패행위를 하는 경우, △공익실현의 의무가 있는 대통령으로서 명백하게 국익을 해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하여 국회 등 다른 헌법기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경우 △국가조직을 이용해 국민을 탄압하는 등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중략) 대통령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국정을 성실하게 수행하리라는 믿음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에게 국정을 맡길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봐야한다.

'오판'이 부른 대반전, 다시 본 노무현 탄핵

노무현탄핵vs박근혜탄핵/머니투데이 더300, 김성휘 기자·이승현 디자이너.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노무현 대통령, 2004년 2월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를 탄핵안에 적시했다."(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11월2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3월12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다. 앞서 3월9일 당시 재적 과반(136명)이 넘는 159명이 탄핵안을 발의했고, 193명이 찬성투표했다. 항의하며 절규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국회의장(박관용 의장) 질서유지권 발동으로 이들을 끌어내는 모습이 국민 기억에 남았다.

탄핵 과정에 이 한 장면만 있는 건 아니다. 노 대통령 탄핵은 정국을 각자 주도하려는 대통령과 야권의 강대강 대치, 야권의 총선 승부수가 빚은 정치적 사건이었다. 특히 탄핵에 부정적인 여론을 간과한 야당의 오판은 총선 패배와 헌재의 기각결정으로 이어졌다.

◇국민은 반대인데 野 '오판' 승부수..역풍에 좌초

2004년 한나라당(대표 최병렬), 민주당(대표 조순형)의 탄핵안은 크게 세가지 사유를 들었다. 노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 측근비리 등 부정부패, 경제와 국정의 파탄이다. 그중 핵심요인은 대통령의 정치중립 위반 의혹이다.

노 대통령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끊임없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2월24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회견에서 나온 '압도적 지지 기대' 발언이 그중 하나다. 중앙선거관리위는 3월3일 이 발언이 공직선거법 9조 위반이라고 판단했고 야권은 탄핵에 착수했다.

야당은 돌파구가 필요했다. 한나라당은 이른바 차떼기 사건으로 몰락 직전까지 내몰렸다. 민주당은 정권을 재창출한 여당이었지만 열린우리당 세력이 이탈, 호남에 고립된 군소야당으로 추락했다는 박탈과 배신감이 컸다. 총선에 승부를 걸지 못하면 당의 운명이 위태로웠다.

노 대통령과 야당은 2002년 대선 과정에서 벌어진 정치자금 사건을 놓고 가뜩이나 갈등이 높았다. 노무현캠프 측 정대철 이상수 등이 연루된 불법자금 사건, 최도술 여택수 안희정 등의 선거자금 조성 의혹만으로도 대치가 첨예했다. 이 와중에 대통령이 선거중립을 지키지 않는 발언과 태도를 유지한 것이 여야 대치에 기름을 부었다. 노 대통령이 사과요구나 여야 영수회담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면서 탄핵 시계는 더 빨라졌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노 대통령의 오기정치가 탄핵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구성은 탄핵 가결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한나라당 144석, 민주당 62석만 합해도 탄핵가결정족수 181석을 훌쩍 넘겼다. 자민련도 끝내 탄핵에 동조했다.

2004년 3월 12일 박관용 국회의장이 노무현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04년 "탄핵까진 아니다" 2016년 촛불민심과 달라

탄핵은 거센 역풍을 맞았다. 탄핵안 가결 한달 뒤인 4월15일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이란 단독과반으로 승리했다. '탄돌이' 즉 탄핵 역풍 덕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여당을 구성, 17대국회의 정치상황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총선 한달 뒤인 5월14일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은 인정되지만 파면할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경제와 국정파탄 또한 전적으로 대통령 책임으로 보고 탄핵하기엔 무리라고 결정했다. 노 대통령은 63일간 정지됐던 직무에 복귀했다.

무엇보다 국민여론 다수가 탄핵에 부정적이었다. 노 대통령은 임기 첫해부터 국정 지지율이 20%대로 썩 높지 않았다. 하지만 여론은 선거개입 발언을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탄핵까지는 아니라고 봤다. 그 해 3월6일 중앙일보 조사는 사과해야 한다는 응답이 61%였지만 탄핵안이 국회 제출된 3월9일 KBS 조사에선 탄핵 반대 여론이 65.2%를 나타냈다.

헌재는 이런 민심이 표출된 총선 이후 결정을 내렸다. 결국 당대의 민심과 여론이 탄핵의 최종 결과에 영향을 준 셈이다. 2016년의 촛불 민심은 2004년과는 반대로 흐르고 있다. 거리로 나온 국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퇴(하야)를 요구한다.

탄핵된 대통령들…브라질 2번 정권교체, 美 닉슨·클린턴도

대표적인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도 대통령 탄핵으로 3차례 홍역을 겪었다. 앤드류 존슨·리처드 닉슨·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의회의 심판대에 올랐다.

실제 표결이 진행된 것은 클린턴과 존슨 전 대통령으로 2차례였다. 이들 두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상원이 결정하는 탄핵심판에서 기각 결정을 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탄핵안심판을 헌법재판소로 넘기지 않고 상원에서 결정한다. 보통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사회를 보지만 대통령이 탄핵대상인 경우에는 대법원장이 진행한다.

백악관 인턴사원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가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성행위를 한 사실이 공개된 '지퍼게이트'가 클린턴 탄핵의 발단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후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로 탄핵소추를 받았다.

탄핵안은 하원에서 1998년 12월19일 과반수인 218표보다 10표 많은 228표로 가결됐다. 야당이던 공화당이 다수당이긴 했지만 민주당 일부 의원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에서 "의원들이 양심에 따라 투표에 참가하고 민주당 일부 의원이 찬성표를 행사한 것은 미국 민주주의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1999년 2월12일 상원의 표결 결과는 반대였다. 다수파였던 공화당 상원의원 10명이 탄핵 첫번째 사유인 위증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면서 찬성 45대 반대 55로 기각됐다. 두번째 사유인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공화당 5명이 이탈하면서 찬성과 반대가 50대 50 동수를 이뤄 탄핵안 인용 정족수인 67명을 채우지 못했다.

탄핵안이 기각된 뒤 공화당은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지만 법적 문제에 대한 논란은 없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소추를 받은 존슨 전 대통령의 탄핵사유는 공무원을 파면하려면 상원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법을 무시하고 에드윈 스탠튼 국방장관을 해임해 공직자임기법을 위반한 혐의였다.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정족수 67표에 1표가 모자라 기각됐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소추를 받은 닉슨 전 대통령은 하원 표결 전 스스로 사임했다. 집권여당인 공화당에서마저 탄핵 찬성 의원이 속출하면서 탄핵안 가결이 확실시되자 결단을 내렸다.

워터게이트는 닉슨의 재선을 위한 비밀공작반이 상대당이었던 민주당의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잠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미국 최대 정치스캔들이다. 조사 도중 닉슨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잊혀지는 듯했지만 워싱턴포스트가 백악관 연루 사실을 특종보도하고 재판 중 양심선언이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브라질에서는 탄핵으로 정권이 2차례 바뀌었다. 페르난두 콜로르 지멜루 전 대통령은 1992년 부정축재로 탄핵소추를 받아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되자 사임했지만 상원에서 탄핵절차가 그대로 진행돼 결국 사임이 아닌 탄핵으로 물러났다. 브라질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2014년 재선 당시 정부 재정적자를 숨기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올 8월 탄핵됐다.

남미에서는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된 대통령이 많다. 일본계 동양인 지도자로 유명세를 탔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은 부패 혐의를 인정하고 사퇴했지만 탄핵 절차가 진행돼 탄핵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 전 대통령은 세금횡령 혐의로, 베네수엘라의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전 대통령은 부정축재 혐의로 탄핵됐다.

탄핵소추는 대통령이나 총리·행정부처의 장관·사법부 재판관 등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직무수행에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을 때 국회가 파면하는 절차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뒤 미국·프랑스·독일 등 거의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 도입됐다.

유구한 '탄핵의 역사'…朴대통령 15번째 주인공되나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빠르면 2일 탄핵 표결을 추진한단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탄핵의 역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과거 탄핵된 대상자들은 검사와 판사들이 많았으며 14차례의 탄핵안이 발의됐다.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한 첫 인사는 법원의 최고 수장이자 3부요인인 대법원장으로 고(故) 유태흥 전 대법원장이다. 유 전 대법원장은 1985년 당시 인천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박시환 전 대법관이 불법시위 혐의로 즉결심판에 넘겨진 대학생들에게 무더기로 무죄를 선고하자 그해 9월 인사에서 춘천지법 영월지원 판사로 좌천시켰다. 또 불공정한 법관인사로 역사상 유례 없는 사법파동이 일어 났다. 때문에 국회는 유 전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탄핵안은 재석 247명 중 찬성 95, 반대 146, 기권 5,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이어 탄핵소추된 검사는 김도언 검찰총장이다. 14대 국회였던 1994년 12·12 군사쿠데타 관련자들을 불기소하고 풀어줬다는 이유로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15대 국회였던 1998년과 1999년엔 김태정 검찰총장이 피의사실 공표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야당 편파·표적수사 등을 이유로 각각 탄핵안이 제출됐지만 모두 폐기되거나 부결됐다.이후 1999년과 2000년 박순용 검찰총장이 국회 자료제출 거부, 선거사범 불공정 처리 등의 이유로 탄핵소추 대상에 올랐으나 모두 부결됐다.

신승남 검찰총장도 16대 국회였던 2000년과 2001년 선거사범 처리 불공정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의 사유로 7, 8번째 탄핵소추 대상이 됐으나 모두 폐기됐다. 2007년에는 3명의 검사에 대해 당시 민주당 의원 141명이 탄핵소추안을 냈다. 이들은 'BBK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이다. 김홍일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검사, 김기동 특수1부 부부장 검사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에서 "도곡동 땅과 다스의 실소유자, BBK실소유자에 대한 피의사실을 수사하지 않은 것을 넘어 범죄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김경준을 회유·협박하는 등 헌법과 법률 위반행위를 범했다"면서 "김홍일 3차장검사는 이 사건을 진두지휘 했고 최재경 특수1부장은 BBK특별수사팀 주임으로 김경준을 공소제기했다.김기동 부부검사는 김경준에 대한 심문을 담당한 검사이므로 이들을 탄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추안 역시 폐기됐다.

2009년엔 현직 판사로선 2번째로 신영철 대법관이 소추 대상이 됐다. 야당 국회의원 105명은 당시 신 대법관에 대해 "2008년 촛불집회 관련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몰아주기식으로 배당했으며 서울지방법원 형사 단독판사들이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특정 재판부을 지정하거나 배제하는 등 배당할 재판부의 범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면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결과는 '소추안 폐기'로 끝났다. 한나라당의 표결 거부로 자동폐기됐다.

역사상 딱 1건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대상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 편을 든 발언을 했다고 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법 판정을 받았다. 문제의 발언은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발언으로 탄핵안이 발의돼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됐다. 의석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야당인 한나라당의 주도에서였다.

마지막 탄핵 주인공은 14번째인 정종섭 전 장관이다. 지난해 9월 정 전 장관은 새누리당 연창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외쳐 논란을 빚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해 "선거법 위반은 아니나 공무원 선거중립을 의심받을 수 있는 행위를 해 강력한 주의를 촉구한다"고 최종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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