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국회가 추천하는 책임 국무총리를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야당의 거부로 상황이 달라졌다"며 철회를 시사하던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이후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대선을 치를 것이 유력시되던 상황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은 아직 유효하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해 총리 후보를 추천하면 따르고 총리에 모든 권한을 드리겠다고 이미 밝혔다"며 "야당이 거부했지만 (만약 국회가 추천한다면) 처음 말씀한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는 같은 질문에 "상황이 변했으니 지켜보자"며 철회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 준다면 총리로 임명해 내각을 통할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야권이 총리 추천을 위한 여야 영수회담을 거부한 채 탄핵을 염두에 둔 총리 추천을 추진하자 카드를 거두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퇴진일정을 국회의 손에 맡겠다고 밝힌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차원에서 국회 추천 총리를 수용키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과 관련,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여야가 조속히 합의해달라"고 말했다. 전날 새누리당이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내년 4월말 퇴진, 6월말 대선' 로드맵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국회에 모든 것을 맡기지 않았느냐"며 "여야가 논의를 해 조속히 결정을 내리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여당의 로드맵을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국회가 제시한 일정과 법 절차에 따르겠다고 했고, 그 말씀은 아직 유효하다"며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의 기자간담회 일정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담화 직후 '공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의 돌발 질문에 "오늘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질의·응답을 하기 어렵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고, 여러분이 질문하고 싶은 것도 그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