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4시간가량 앞두고 막판까지 표계산이 치열하다. 야3당과 무소속의원까지 172명이 탄핵에 찬성하는 가운데 가결의 열쇠는 새누리당 비박계(비박근혜계)와 '숨은 탄핵파'가 쥔 상황이다.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다. 새누리당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한 의원들이 탄핵 찬성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이 포함된 것을 두고 고민한 의원들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찬성표를 던지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며 "오늘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모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상시국회의에는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 33명이 참석했다. 이렇게 되면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다는 전제로 탄핵안은 적어도 205표로 가결된다.
친박계(친박근혜계)와 중립지대에서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는 의원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보라 이현재 홍철호 경대수 의원이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다.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이날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이혜훈 의원도 그동안의 발언 등을 고려할 때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실제로 찬성표를 던진다면 찬성표가 210표까지 나올 수 있다.
탄핵에 찬성하면서도 의사를 밝히지 않은 '숨은 탄핵파'가 가세하면 찬성표가 22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탄핵 찬성이 '배신'으로 비치는 게 부담스럽거나 향후 당내 권력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몰라 대외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살아남아 다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려면 탄핵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이 적잖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탄핵추진실무단장인 이춘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220명이 되면 비박계뿐 아니라 친박도 넘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지형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일단 200표를 넘어야겠지만 220명으로 가결되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탄핵안 찬성표가 235표를 넘어서는 경우는 새누리당 의원 절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235표가 현실화되면 새누리당 내 권력구도가 확실하게 비박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탄핵을 주도한 유승민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친박계는 사실상 계파 소멸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크다.
야권에서는 250표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가 압도적으로 탄핵안을 가결시키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일정도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어 정국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대로 탄핵안이 가결되더라도 200표를 간신히 넘어서는 턱걸이 수준이라면 헌재 판단이 대통령 직무유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