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P 퇴출에 한컴 위기론?…문서 데이터화가 만든 반전 기회

HWP 퇴출에 한컴 위기론?…문서 데이터화가 만든 반전 기회

김평화 기자
2026.04.24 11:17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한글과컴퓨터(20,950원 ▼100 -0.48%)의 HWP 파일 첨부를 제한한다. 특정 문서 포맷을 밀어내는 조치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다르다. 공공과 민간에 축적된 한글 문서를 인공지능(AI)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전환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공공 문서 유통 채널의 개방형 포맷 전환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공무원 간 문서 유통 시스템인 온나라시스템은 5월부터, 대민 소통 채널인 공직자통합메일은 10월부터 단계적으로 HWP 파일 첨부를 제한한다. 대신 XML 기반 개방형 포맷인 HWPX 사용을 확대한다.

HWP 퇴출 아닌 데이터화 전환

HWP는 공공문서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만큼 국내 행정과 산업 현장의 정보가 대량으로 축적돼 있다. 문제는 기존 HWP가 구조적으로 AI가 읽고 가공하기 어려운 형식이라는 점이다.

특정 포맷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시대 이전 기존 문서 체계는 사람이 작성하고 출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DOC나 PDF도 마찬가지다. AI가 문서를 분석하고 학습하는 시대가 되면서 기계가 이해할 수 있는 구조화 포맷으로의 전환이 필요해졌다.

HWPX는 문서 내 텍스트, 표, 수식, 이미지 등을 구조화해 담는다. AI는 이를 단순 텍스트 덩어리가 아니라 의미 단위 데이터로 인식할 수 있다. 이번 정책은 포맷 변경을 넘어 공공 문서를 데이터 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위기이자 기회, 한컴의 선택

이번 변화는 한글과컴퓨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존 HWP 중심 생태계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공공기관과 지방정부의 문서 작성 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전환 수요도 열린다. 공공기관의 HWPX 전환이 본격화되면 기존 문서 환경을 정비하고 HWP 문서를 변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서 작성 도구 중심에서 문서 데이터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컴은 관련 기술을 준비해왔다. 한컴 데이터 로더는 HWP와 HWPX 문서를 AI 학습이나 검색증강생성(RAG)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화 데이터로 변환한다. 문서 SDK와 온프레미스 연계 기술은 공공과 금융처럼 데이터 외부 반출이 어려운 환경에서 문서 기반 AI를 적용하는 데 쓰인다.

한컴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도 LG AI연구원 컨소시엄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있다. 문서 플랫폼과 응용 AI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공공·기업 영역에서 독자 AI 모델 확산을 맡는 구조다.

36년 문서 자산, AI 경쟁력

AI 전환의 핵심은 포맷이 아니라 데이터다. 공공 영역에 축적된 한글 문서에는 법률, 정책, 행정, 산업 자료가 담겨 있다. 한국 사회의 제도와 언어, 업무 방식이 반영된 고품질 데이터다. 양도 방대하다.

AI 경쟁력은 데이터에서 갈린다. 한국형 AI를 구축하려면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 행정과 산업 맥락을 담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공공 한글 문서는 그 자체로 국가 데이터 자산이다.

정지환 한컴 최고기술개발자는 "한글 문서는 한국 사회의 맥락이 축적된 데이터 자산"이라며 "개방형 포맷 전환과 AI 활용 기술을 통해 국내 AI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단순한 'HWP 퇴출'이 아닌 오래된 문서 형식을 바꾸는 동시에, 축적된 데이터를 AI 시대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며 "제대로 대응한다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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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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