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와 탈고립’
호남민심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다. 여권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와야 한다는 ‘정권교체’의 가치는 호남의 염원이다. 5·18 민주화운동 등 고립의 트라우마를 벗어야 한다는 소망도 있다. 호남이 ‘탈고립’의 가치를 실현해줄 정치인을 찾는 이유다.
이런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번지’가 되면서 최대 격전지가 됐다. 대세론을 굳혀야 하는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도, 뒤집기를 노리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입장에서도 ‘정권교체와 탈고립’이라는 두 입맛을 맞춰져야 한다.
후보들이 내놓은 첫 요리를 보자. 안 지시가 꺼낸 메뉴가 ‘대연정론’이다. ‘탈고립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메시지에 가깝다. 다만 “새누리당과도 손 잡을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지면 상대적으로 ‘정권교체’를 뒤로 미룬 것처럼 보인다. 한 호남출신 야권 관계자는 “호남인들은 더 ‘화끈한’ 것을 원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화끈한’ 메뉴는 문 전 대표가 들고 있다. 전국적 대세론을 바탕으로 한 정권 교체와 적폐 청산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시장도 문 전 대표와 비슷한 입장이지만, 메시지의 힘은 ‘대세론’을 앞세운 문 전 대표에게 쏠린다. 특히 ‘영·호남에서 동시에 지지받는 첫 대통령’이란 명분은 ‘탈고립’ 입맛도 저격한다. ‘문재인을 통한다면 정권교체와 탈고립을 모두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 전 대표의 요리에 호남이 모두 쏠릴 것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호남의 중·장년층에 ‘반문정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눈앞의 메뉴는 좋은데 식당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란 얘기다. 그러는 사이 새로운 식당처럼 보이는 안 지사가 ‘대연정론’에 이어 다른 메뉴를 개발하면 경선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화끈한’ 메뉴로 입맛을 사로 잡을지, 안 지사가 ‘반문정서’를 비집고 새로운 요리로 호남의 입맛을 공격할지, 이재명 성남시장은 제3의 메뉴를 가져 올지…. 맛의 고장으로 불리는 호남에서 펼쳐지는 대선주자들의 호남 입맛 공략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