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귀국' 김정은, 시진핑 안 만나고 北 직행

권다희 , 베이징(중국)=진상현 기자
2019.03.04 15:48

[the300]베이징 경유 안 하고 톈진으로…北 입장 정리에 시간 걸릴 듯

(하노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현지시간) 전용열차로 갈아타기위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송단에게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귀국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베이징을 거치지 않고 평양으로 직행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대신 평양에 돌아가 '하노이 노딜' 후 북측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장고(長考)에 들어갈 전망이다.

중국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이날 오전 톈진을 통과했다. 열차는 단둥을 거쳐 이르면 이날 오후 압록강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 갈 때 이용한 길을 그대로 되돌아 오는 경로로, 베이징을 거치지 않고 중국을 관통해 북에 닿는 최단 노선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경유하지 않으면서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도 사실상 무산됐다. 김 위원장이 육로 귀국 길 시 주석을 만날 것이란 일각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이는 성과 없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탓에 김 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으리란 점에서 어느 정도 예측된 결과이기도 하다.

미국이 요구했던 '플러스 알파'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황 설명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 있는데다, 북한 내부적으로 이번 회담 결과와 대응 방향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어서다.

동시에 중국 입장에서도 현 시점에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앞두고 북미 회담이 틀어진 상황에서 북한과 접촉했다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북중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했던 건 북미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이 강했는데, 지금 같은 국면에선 중국이 뚜렷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아울러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일 개막해 물리적으로도 북중정상간 회동이 여의치 않았을 수 있다.

양회 후 북중 정상이 전격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북한 측이 이번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내부적 입장을 정하는 데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제5차 북중정상회담 개최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이 내부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미국과 무역협상으로 중국도 북한을 만나는 게 부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이 내부 입장을 정리하는 문제 등으로 바로 방중 하긴 어렵고 중국의 상황을 감안해도 무역협상 후에야 방중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하늘 길'이 아닌 육로를 이용해 이목을 모았다.

김 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는 지난달 23일 오후 4시30분쯤 평양역을 출발해 사흘 후인 26일 오전8시13분(베트남 현지시간) 동당역에 도착, 약 66시간의 대장정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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