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이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구출한 한국인 여성은 우리 정부가 ‘여행자제’로 설정한 부르키나파소 남동부 지역에서 피랍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스스로 여행자제 지역을 여행하는데 있어서 보다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정부가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제대로 현실화하고 있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이번 피랍·구출사건을 계기로 여행 위험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여행경보 재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납치 사건이 발생한 부르키나파소 동부 지역의 여행경보 단계를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여행자제 2단계인데 철수권고인 3단계로 상향하는 방안과, (이웃나라) 베냉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가 없는데 상향하는 방안 검토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여행 위험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여행경보 부분을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여행경보는 4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남색경보(여행유의) △2단계 황색경보(여행자제) △3단계 적색경보(철수권고) △4단계 흑색경보(여행금지) 등이다.
여행경보 제도는 특정국가 여행·체류시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국가·지역에 대한 경보를 지정해 위험수준을 경고하고, 이에 따른 행동지침을 안내하는 제도다. 해외 주재원·출장자, NGO, 선교사, 여행자 등 해외에 체류하는 모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외교부는 해당 국가의 치안정세와 테러위협, 자연재해 및 기타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여행경보를 지정하고 있다. 상시 모니터링 및 각 재외공관의 건의에 따라 여행경보를 재조정하고 이를 공지한다.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원래 전 지역에 '철수권고'가 설정돼 있었다. 2015년 6월 정세가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말리·니제르 접경인 북부 4개주를 제외하고 다른 지역은 '여행자제'로 하향 조정됐다.
1~3단계 경보지역은 여행에 제한이 없으며 위반시 법적 처벌도 받지 않는다. 정부는 3단계 적색경보 지역에 대해서는 가급적 여행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적색지역에 대한 행정제재나 사법적인 조치사항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4단계 흑색경보에서의 여행은 여권법상 금지돼 있다. 이들 지역 여행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현재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필리핀 일부지역, 리비아·시리아·예멘·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에 흑색경보가 적용돼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가 재외국민 안전을 사전에 인지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정부가 모두 안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국민의 거주이전 자유라는 기본권과 공공안전이 충돌하는 부분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외교부는 여행경보에 지정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서도 여행자 스스로의 충분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외교부는 “여행경보가 지정돼있지 않다고 해서 특정국가나 지역이 반드시 안전하다는 사실과 직결되는 것은 아님을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