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임명-철회 둘다 준비…與 최고위 거수 투표

김성휘 ,김하늬 기자
2019.09.09 17:40

[the300] '고뇌의 나흘' 재구성 6일 청문회 때 靑 심야토론, 8일 '야인' 참모도 만나…긴박했던 당·청(종합)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태풍 ‘링링’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관계 부처 및 지자체로부터 태풍대처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밤 참모들과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논의하는 토론을 가졌다. 2019.09.06. (사진=청와대 제공)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photo@newsis.com

고뇌의 나흘.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해외순방에서 귀국, 9일 오전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발표하기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일요일인 8일부터 9일 아침까지 마지막 1박2일은 임명과 지명철회라는 극단의 두 버전을 동시에 준비할 만큼 예측불허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9일 여권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6일 귀국하자마자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제13호 태풍 '링링' 대응상황을 점검했다. 곧 간단한 저녁식사 후 밤 9시부터 '장고'가 시작됐다. 같은 시각 국회에선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막바지로 향했다.

인사청문회는 자정에 끝났고 곧 검찰이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불구속기소한 사실도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6일 자정을 넘어 7일 오전 1시경까지 회의를 하며 이런 상황을 점검했다.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을 비롯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도 참석한 걸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때까지도 결정보다는 "찬반 토론을 해보자"며 경청하는 쪽이었다. 흔들리기는 여권도 마찬가지였다. 법제사법위원회의 한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가 끝나고 몇몇 의원들이 늦은 식사를 했는데 일부는 임명이 오히려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를 본 국민들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주말 여론 추이를 기다려보자고도 했다"고 전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번 건이 잘못될 경우 레임덕이 빨라지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문 대통령은 토요일인 7일 깊은 고민의 하루를 보냈다. 7일 청와대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대통령께 시간을 좀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일인 8일 오후 4시, 문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두 가지(임명철회) 버전으로 작성하라고 윤건영 실장에게 지시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여권 고위인사들을 청와대로 불러 의견을 들었다. 당·정·청 현직엔 없는 야인들을 중심으로 한 막판 민심을 청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흔들리는 듯 했던 문 대통령도 이 과정을 거쳐 가닥을 잡은 걸로 보인다.

같은날 오후엔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 주재로 민주당 최고위원 간담회가 열렸다. 이인영 원내대표 등 10명이 참석했다. 100분간 진행된 회의 말미 '조국 임명 건'을 두고 거수투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는 '찬성 7명, 반대 1명, 유보 2명'

이해찬 대표는 간담회를 마치자 곧장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으로 향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비서실장이 참석한 고위 당·정·청 협의에 당의 의견을 전했다. 이 회으에선 임명과 철회에 따른 시나리오와 대응방안을 테이블에 올렸다. 노 실장은 오후 9시를 전후해 당정청이 끝나자 문 대통령에게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보고받은 원고 초안을 들고 고민을 거듭했다. 문 대통령은 한밤에도 참모들과 초안, 수정안을 주고받곤 한다. 이날 이 과정이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원고를 거의 새로 쓰는 '대통령의 시간'을 혼자서 보낸 셈이다.

9일 아침까지도 문 대통령의 결정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오전 9시, 핵심 참모들과 갖는 아침 티타임 때 확인이 됐다. 결론은 '임명'이었다. 참모들은 정당 대표, 원내대표들에게 설명을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곧 강기정 수석이 국회로 출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찾아갔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언제 어떤 형식으로 낼 것인지도 9일 오전 결정됐다. 많은 경우 임명장 수여식 자체는 발언이 없는 '세리머니'다. 문 대통령은 대개 장관 임명장을 준 뒤 장소를 옮겨 환담장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청와대 참모들은 실무회의에서 △가능한 한 임명식 수여장소에서 △선 채로 발언하되 △형식은 대국민 메시지가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 방안을 수용, 2시 임명장 수여식과 함께 사실상의 대국민담화가 진행됐다.

강 수석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고심 끝에 오늘 아침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을 기다리고 있다.2019.09.09.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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