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산·강원·제주 등 19개 해역, '파고 측정장비' 없이 해상특보

이원광 기자
2019.10.07 05:20

[the300]국민 안전·어민 조업 '악영향'…신창현 "해양기상관측망 확충 시급"

강원 동해상에 풍랑특보가 발효 중인 지난 6월 17일 강원 양양군 물치항에서 바라본 동해바다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부산과 제주 앞바다 등 전국 해상특보구역 19곳에 실시간으로 파고를 측정하는 장비 없이 해상특보가 발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 기상특보에 대한 국민 불신이 뿌리 깊은 상황에서 주민 안전과 원활한 조업을 위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역해역 10곳과 국지해역 25곳, 특정관리해역 47곳 등 전국 해상특보구역 82곳 중 해양기상부이나 파고부이 등 해양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되지 않은 해역이 전체 23.1%(19곳)로 파악됐다.

해양기상부이는 파고와 바람, 기온, 기압 등을 실시간 관측하는 장비로 주로 광역해역에 쓰인다. 파고부이는 파고, 수온 등을 측정하며 국지해역과 특정관리해역에 투입된다. 기상청 ‘특정관리해역 운영 가이드라인’에는 한 해역 당 1개 이상의 실시간 관측자료 확보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있다.

부이 미설치 해역은 국지해역이 14곳으로 가장 많았다. 부산앞바다를 비롯해 △제주도북부앞바다 △제주도남부앞바다 △제주도서부앞바다 △제주도동부앞바다 △인천경기북부앞바다 △경남중부남해앞바다 △거제시동부앞바다 △경북북부앞바다 △경북남부앞바다 △울산앞바다 △강원북부앞바다 △강원중부앞바다 △강원남부앞바다 등이다.

해양기상관측장비가 없는 특정관리해역도 △인천경기북부앞바다중앞평수구역 △인천경기북부앞바다중먼평수구역 △경남중부남해앞바다중연안바다 △경북남부앞바다중평수구역 △울산앞바다중평수구역 등 5곳으로 조사됐다.

이에 19개 해역 인근 주민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양기상관측장비가 없는 해역은 구체적인 관측 자료 없이 풍랑주의보나 풍랑경보가 해제되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해상에서 풍속 14㎧ 이상이 3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m 이상의 파고가 예상될 때 풍랑주의보가 발표된다. 같은 시간 풍속 21㎧ 이상 지속되거나 파고가 5m 이상이 예상될 때 풍랑경보를 낸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관측 자료를 수집하기도 하나, ‘부처 간 칸막이’로 자료 공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한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관들은 기상수치모델 자료와 실시간 관측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해상특보 업무를 수행한다”며 “파고부이가 있으면 특보 정확도가 더욱 높아지나 예산 확보와 장비 확충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부정확한 해상특보가 어민들 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시간 관측 정보가 없어 최대한 늦게 풍랑주의보를 해제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마른 하늘에도 발이 묶인다’는 어민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는 이유다.

현행 해양수산부 고시에 따르면 풍랑주의보 시 15톤 미만 선박은 출항이 금지되고 같은 규모의 출어선은 대피 및 안전항해해야 한다. 풍랑특보 시 모든 어선의 출항이 금지된다.

신창현 의원은 “기상청 내부 규정을 기상청이 지키지 않는다”며 “해양특보의 정확도는 어민들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해양기상관측망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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