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발 입국자를 막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2일 기준 80개국으로 늘었다. 한국 정부의 입국제한 자제 요구에도 각 국가들이 자국 방역에 우선순위를 두며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80개국이 입국금지나 제한…전세계 40%가 막는다 =외교부 재외국민안전과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을 전면적으로 막거나 허용하더라도 검역이나 격리로 제한하는 곳은 80개국이다. 이는 유엔 회원국(193개국) 수 기준 전세계 국가의 약 42%다.
한국발 입국자의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36개국이다. 아직은 아시아, 중동국 및 작은 규모의 섬나라가 대다수이나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입국금지 국가가 확산되는 추세다.
현재 한국 방문자에 대한 입국을 막는 국가는 마셜제도, 마이크로네시아, 말레이시아, 몰디브, 몽골, 바누아투, 베트남, 사모아, 사모아(미국령), 솔로몬제도, 싱가포르, 일본, 쿡제도, 키리바시, 투발루, 피지, 필리핀, 홍콩, 엘살바도르, 자메이카, 트리니다드토바고, 키르기스스탄, 터키, 레바논, 바레인, 사우디,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세이셸, 앙골라, 코모로다.
검역을 강화하거나, 입국 후 격리 등으로 입국절차를 강화한 곳은 44개 국가로 집계됐다. 외교부 집계 기준으로 대만, 라오스, 마카오, 인도, 태국, 폴리네시아 프랑스령, 멕시코,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에콰도르, 온두라스, 콜롬비아, 파나마, 파라과이, 라트비아,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 벨라루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사이프러스, 세르비아, 아이슬란드, 아제르바이잔, 알바니아, 영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크로아티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모로코, 오만, 카타르, 튀니지, 가봉, 나이지리아, 말라위, 모잠비크, 에티오피아, 우간다, 잠비아, 짐바브웨, 케냐가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
중국은 지방정부별로 한국발 입국자를 제한하는데, 현재 한국발 입국을 제한한 걸로 확인돼 외교부 집계에 포함된 곳은 14개 성·시로 늘어났다. 산둥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광둥성, 푸젠성, 상하이시, 장쑤성, 저장성, 톈진시, 충칭시, 베이징시, 산시성, 쓰촨성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 등을 취한다.
◇외교부 연이은 자제요청에도 입국제한 증가 속수무책 =지난달 말 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로 본격화한 한국발 입국제한은 전세계 각국에서 확진자수가 늘어나며 나날이 강화되는 추세다. 외교적 관례에 어긋나게 사전통보 없이 한국발 항공편의 입국을 막는 경우도 속출했다.
베트남 정부는 29일부터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중단했다. 이 제도 시작 후 16년만에 처음 중단한 것이다. 이어 같은 날 인천에서 출발해 하노이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하노이 공항 사용 불가 방침을 이륙 후에야 알렸다.
하루 전(2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팜빈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통화해 한국인 무비자 입국 중단에 항의한 직후 재발된 갑작스러운 조치였다. 외교부는 1일 응우옌부뚜 주한 베트남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예고 없는 조치와 한국 정부의 항의가 반복되는 모양새다.
터키 정부도 전날 1일 0시부터 한국·이탈리아·이라크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터키 현지 한국인 231명의 발이 묶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모리셔스 등 한국 정부와 사전협이 없이 갑자기 한국인을 막는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는 각국 정부와 물밑협의로 입국제한 대응수위를 낮추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 이 중 일부 국가에선 요구를 관철시켰지만, 전반적인 추세를 막기엔 한계가 드러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리적으로 광범위해지고 사망자가 곳곳에서 나오며 각국 정부의 자국 방역 대응 수위가 높아져서다.
◇자국민에 "한국 가지말라"..미국은?= 당분간 한국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등 외교부 공식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 중에서도 한국과의 항공편을 대폭 축소해 사실상 입국제한을 한 국가들이 있다. 특히 이탈리아 감염 급증으로 유럽에도 코로나19 공포가 번진다면 서유럽 주요국 중 영국에 제한된 한국발 입국제한국이 늘어날 수 있다.
자국민에게 한국을 방문하지 말라는 경보도 강화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1일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청도군에 대한 감염증 위험경보를 3단계(방문 중지)로 격상했다. 지난달 25일 이 지역에 '2단계' 경보를 발령한 지 일주일만이다. 일본이 3단계 경보를 발령한 곳은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후베이성과 저장성 원저우 등 2곳 뿐이다.
미국의 경우 아직 공식적인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은 없지만, 미 국무부가 29일 대구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단계(4단계 여행금지)로 올리는 등 자국민의 한국행에 대한 경보를 격상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일 코로나19 고위험 국가에서 오는 여행자들이 탑승전 뿐아니라 미국에 입국한 후에도 의료검사를 받게 될 것이라 밝혔는데, 이는 한국과 이탈리아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