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를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의 알뜰주유소는 점유율이 10%대에 육박하지만 주유소가 많은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3.8%에 불과해서다. 주요 거점 대도시는 물론이고 네트워크가 취약한 수도권 지역에 알뜰주유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석유공사가 직접 주유소를 설치하고 운영하기 위해 법리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거점 알뜰주유소 설치 운영, 협회비 납부, 상표권 이전 관련' 법률자문의뢰서와 법무법인 광장의 '법률의견서'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공사의 알뜰주유소 설립의 합법성 여부, 운영권 주체 문제, 사업 진행방향, 알뜰주유소 상표권의 전용사용권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석유가격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2011년 도입했다. 당시 석유공사는 주로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아 각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알뜰주유소 사업은 자영주유소, 농협 및 고소도로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라는 브랜드로 통합하고, 경쟁입찰을 통해 대량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한 뒤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판매가격을 낮춰왔다.
하지만 확산 속도가 주춤했다. 지난해 기준 거점도시 내 알뜰주유소 점유율은 서울(2.5%), 부산(4.2%), 대구(4.9%), 울산(5.3%), 경기(6.9%), 세종(6.3%) 등으로 대기업 정유사보다 현저히 낮은편이었다. 네트워크가 취약한 수도권 등지에도 알뜰주유소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석유공사가 직접 운영에 나선 것이다.
석유공사 측은 직영 알뜰주유소 설립과 동시에 기존 알뜰주유소와의 '상생' 방안으로 두 가지 대안을 검토한 뒤 법무법인 광장에 가능 여부를 의뢰했다. 먼저 자영 알뜰주유소의 연간 구매물량에 따라 가격할인(리터당 0.1원)을 적용한 금액을 사단법인 알뜰주유소협회 회비 충당 지원하는 방안이다. 또 다른 대안은 자영 알뜰주유소가 협회에 연회비 납부한 만큼 공사가 공급하는 수송용 석유제품 월평균 구매물량 대비 공급가격(리터당 1원) 할인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알뜰주유소를 통해 석유제품을 유통하는 구조는 석유공사법,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공공기관운영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공사가 직영 알뜰주유소를 영위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공사가 수행 가능한 사업 범위에서 제안안 두 가지 방법 모두 합법적인 방법이다"고 알려왔다.
광장 측은 "석유공사의 설립 목적에 '석유 유통구조의 개선에 관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석유수급의 안정을 도모함과 아울러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라고 규정한 만큼 직영 알뜰주유소로 석유제품 가격 인하는 공사 설립 목적 명확히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
다만 공사가 자회사를 설립해 직영 알뜰주유소를 운영할 때는 상급기관장(산업통상부장관) 및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사전협의 절차, 이사회 심의의결이 필요하다고 공사법에 따라 설명했다.
석유공사가 일선 주유소를 운영하는 게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냐는 우려에 대해 광장 측은 "독점규제 위반 주장 제기될 여지가 전혀 없는건 아니지만 수행 방식 및 관련 가격 결정 수준에 비춰볼 때 시장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및 부당한 지원행위로 인정될 가능성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알뜰주유소 상표권에 대해서는 소유권자가 대한민국 정부이므로 상표권 이전은 불가능하지만 무상의 전용사용권 설정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석유공사 측은 "알뜰주유소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직영 운영을 실행하는 단계는 아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리검토만 먼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주유소 시장은 과점 상태인 만큼 다양한 사업주체가 진출해 경쟁이 촉진된다면 가격 인하 등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신중히 검토한 뒤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