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코로나19(COVID-19) 방역을 내세워 특정 종교시설 방문 이후 미신고자를 징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본인 또는 지인 등 가족의 종교생활을 묻는 질문을 했던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군 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종교시설 접촉자 파악 과정에서 벌어진 징계일 뿐 종교의 자유와 무관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4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2020년1월1일~2021년5월31일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군 소속 △영관급 장교 1명 △위관급 장교 1명 △군무원 2명의 징계 사유가 '특정종교 미신고'로 명시됐다. 이 가운데 3명은 '특정종교 미신고'만 징계사유로 단독 기재됐다. 나머지 1명은 '자택대기 위반'과 '특정종교 미신고'로 적혔다. 해당 4명의 '특정종교 미신고자'는 감봉 1월·근신 10일·견책(2명) 등 징계를 받았다.
공군측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징계 사유 관련 질의에 "'특정종교 신자'라기보다 집단발병 종교시설 관련 접촉자나 가족 등 지인이 접촉자인 경우를 파악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디까지나 방역 지침에 따른 징계였다는 게 공군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수집·이동통제 등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방역 지침과 관련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끊이지 않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 위험에) 노출이 됐음에도 검사를 안 받고 숨기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방역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종교적이든 의사 결정권이든 이동권이든 국민의 권리도 존중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특히 종교 활동의 자유와 관련해선 서방 선진국에서도 엇갈린 판단이 나와 세계적으로 주목을 끈 바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종교행사 참석자 수를 제한한 뉴욕주 행정 명령을 두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 위반"이라고 판단한 반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같은해 4월 헤센주의 한시적 종교집회 금지 명령 관련 소송에 "지금은 생명권, 건강권이 먼저다"고 판결했다.
신민영 법무법인 예현 변호사는 "신앙 고백을 억지로 시키거나 특정 종교에 대한 활동내역 등 내밀한 부분에 대해 얘기토록 하는 것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 원칙'에 어긋난다"며 "(비록 방역의 필요성 때문에 실시된 조치라도) 만약 대구 신천지 사태랑 연관돼 있던 사람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원론적으론 (감염병 관리 정책과 헌법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명희 의원은 "정부의 백신·방역실패로 인한 코로나 장기화로, 휴가나 외출까지 더 자유롭지 못한 군장병들의 노고와 고충이 우려된다"며 "군 당국은 방역행정 과정에서 군장병들의 프라이버시가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사전적 방역지침 교육과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센티브 마련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공국측은 문건에 기입된 특정종교명을 묻는 질의에는 종교시설 파악·개별 징계 대상자와 관련된 정보 공개 가능 여부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2020년1월1일~2021년5월31일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장교·부사관·군무원은 모두 588명 규모다. 징계사유는 '사적모임금지 위반'이 26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과후)숙소대기 위반'이 258명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