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원팀'이 될 수 있을까…명·낙캠프 서로가 '부글부글'

최경민 기자
2021.10.09 07:00

[정치 읽어주는 기자]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왼쪽), 이낙연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21.10.03.

더불어민주당은 대선후보 선출 후 '원팀'이 될 수 있을까.

여권 내에 이같은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9~10일 수도권 경선을 통해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우세 속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마지막까지 추격하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른바 '명낙대전'이 남긴 상처다. 이재명 지사 측도, 이낙연 전 대표 측도 서로에게 '부글부글' 대고 있다. 여권 최대계파가 '친이재명'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민주당이 봉합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낙연 측 총공세 "결정적 증거있다…이재명 구속 가능"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의혹에 연루돼 구속된 문제를 거론하며 "민주당 1위 후보의 측근이 구속됐다. 그런 인사와 행정을 했던 후보가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겠나"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그런 불안을 안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나"라며 "1위 후보의 위기는 민주당의 위기이고 정권 재창출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위기론'을 띄운 것.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설계했고, 유 전 본부장의 실행자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지사의 선거를 도왔던 인물로 최측근으로 불린 인물"이라며 "두 사람은 특수관계이며, 이 지사는 대장동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공세의 수위를 한 단계 더 올렸다. 그는 지난 7일 KBS라디오에서 "많은 제보가 들어와 있다. 결정적인 부분도 있다"며 "(이 지사의) 배임 혐의가 있는 거는 또 눈에 보이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대선)후보가 구속되는 상황에 왔다고 가상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가 잘못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측 "선 넘었다" 부글부글

이낙연 캠프의 공세에 이재명 캠프가 뒤집어졌다. 설훈 의원이 '결정적 제보'를 거론하며 '구속', '배임'을 언급한 것에 무엇보다 격앙된 분위기였다.

이재명 캠프의 전략본부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그냥 지켜보기 힘들다. (제보를) 까시든지"라고 반발했고,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8일 CBS라디오에서 "제보라고 얘기를 하는데 소위 사설 정보지, 지라시에 의존해 정치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뉴스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미래형 스마트벨트 전략 발표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0.7/뉴스1

이재명 캠프의 분위기는 "같은 당이 더 하다"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장동 의혹 자료의 상당 부분은 민주당 내 다른 파벌이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는데, 설훈 의원이 실제 '결정적 증거'를 언급해 이에 호응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 점에 실망을 표한다. 여당의 분열을 촉진하는 야당 대표의 술책에 넘어간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의 술책에 기분 나빴지만, 우리팀인 이낙연 캠프에 더 서운하다. 그러니 야당에서 저런 대응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주말이면 경선이 끝나서 꾹 참고 있었는데, 너무 선을 넘는다. 이래서 원팀이 되겠나"고 말했다. 이재명·이낙연 캠프에 속하지 않는 민주당 인사는 "양측이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폭발한 감정싸움…수습 움직임도

경선 후반부 양 캠프 간 감정싸움이 극에 달한 상황 속에서 대장동 이슈가 더해지며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명낙대전'이라는 단순 말싸움의 결과가 아니어서, 자연스레 경선 후 '원팀'에 대한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재명 캠프 입장에서 감정이 상하는 포인트는 이낙연 캠프에서 나오는 '경선불복' 시사 발언이다. 실제 설훈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도저히 이재명은 못 찍겠다'고 한다. 30% 이상이다. 그분들에게 아무리 우리가 노력한들 안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지지층 일부는 대장동 의혹을 이유로 경선중단을 요청하며 친이재명 지지층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이낙연 캠프 입장에서는 친이재명 측의 태도에 감정이 상해왔다. 배려가 없고,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것. 당 지도부까지 '친이재명'에 기울어 있다는 불만도 있다. 이 지사에 우호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김어준씨는 대장동 문제를 제기하는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선거기간이 되면 평상시에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분들이 하나같이 일정 정도 미친다"고 말해 이 전 대표 지지층에 불쾌감을 줬다.

당내에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 역시 존재한다. 안 그래도 민주당 내에는 2012년 대선 당시 계파 간 불협화음으로 인해 조직력을 제대로 발휘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낙연 캠프의 정치개혁비전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지난 8일 CBS라디오에서 설훈 의원의 '구속' 발언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특별한 제보나 어떤 사실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진화를 시도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복지 공약 8대 분야 120대 과제 발표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1.10.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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