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법인에게 지급되는 로열티 등 이른바 '수동소득'이 한해 58조원 규모로 급증한 가운데 지급액 대비 실효세율은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법인이 조세조약에 따른 비과세 혹은 저세율 혜택을 누리기 위해 제 3국을 우회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세청과 긴밀히 협력해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 부총리에게 이같이 질의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2019년 해외 법인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사용료)·이자·배당 등 수동소득 지급액은 58조4000억원으로 2018년(56조3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증가했다. 2017년에는 48조3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지급액 대비 세액은 해마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7년 10.7%에서 2018년 10.5%, 2019년 10.2%로 줄었다.
정 의원은 제 3국을 이용해 조세조약 혜택을 누리고 국내 과세권을 회피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헝가리나 아일랜드 소재 법인 등은 한국과 조세조약에 따라 로열티를 비과세하고 배당은 통상 세율(20%)보다 낮은 5~15%를 적용한다.
실제 미국 유명 영화 제작사인 A사는 국내 이용자들이 내는 로열티가 헝가리를 경유하도록 헝가리 소재 자회사를 세우고 지적재산권을 넘겼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한-미 조세조약이 아닌 한-헝가리 조약 적용으로 로열티의 원천 징수를 피한다는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해외법인의 수동소득 과세를 위한 자료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국내 사업장이 없는 해외 법인에게 수동소득을 지급하는 경우 국내에서 원천징수한 후 잔액을 건네는데 해당 해외 법인이 수동소득의 '실질 귀속자'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질 귀속자가 아닌 자금의 단순 경유처인 경우 조세조약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해외 법인이 과도 납부한 세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경정 청구'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다수 해외 법인은 입증 책임이 국세청에 있다고 주장하며 유리한 자료만 선택적으로 제출해 소송을 유리하게 이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 의원은 해외 법인의 수동소득 원천징수를 위한 서류 요청을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의 경우 이같은 근거 규정을 두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신뢰성이 미흡한 경우 최고세율(30%)을 적용해 원천 징수한다.
홍 부총리는 "이것에 대해 제대로 과세하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국세청과 긴밀히 협력해서 제도 개선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