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억소리' 소송비에도…관세청 '전년 3.6배' 512억 토해냈다

이원광 기자
2022.09.20 15:33

[the300]관세청 전체, 2명이던 전담변호사 중 1명 감원…"환골탈태 차원 변화 있어야"

관세청이 올들어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돌려준 환급액이 51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대리인 수임료로 지난해보다 증가한 수억원의 혈세를 썼는데 같은 기간 3.6배 증가한 수백억원의 환급액을 지급했다.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비전문적 관세행정으로 혈세가 '두번 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동시에 이번에야말로 시장 혼란을 심화하는 '묻지마식 과세 행정'과 결별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5개월 남았는데…올 7월까지 관세청 행정소송 패소 환급액 '512억원'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이 올해 7월까지 행정소송 패소로 512억원을 환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전체 환급액 143억원의 3.6배 수준으로 1년새 급증한 수치다. 올해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환급액 규모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급액이 급증하는 동안 소송에 들어간 비용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은 올해 7월까지 소송대리인에게 전년 동기(3억7200만원) 대비 소폭 증가한 3억7900만원을 지급했다. 관세청은 이같은 방식으로 최근 5년간 소송비로 26억원을 쓰고도 2443억원의 환급금을 되돌려줬다.

관세행정의 비전문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실제 관세청은 주요 로펌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더욱 힘을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김앤장과 화우, 율촌, 광장, 세종, 태평양 등 6대 로펌과 행정소송에서 관세청의 패소율은 41.2%로 전년(24.0%) 대비 17.2% 증가했다.

행정소송 전 '불복청구' 인용도 급증하는데…관세청 전체 변호사 '1명'

걷지도 못할 '묻지마식 과세' 행정의 결과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관세당국이 전문성에 기반한 면밀한 검토 없이 지나치게 국고주의를 앞세우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실제 행정소송 전 관세당국에 문제를 제기하는 전심절차에서도 불복청구 인용률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7월까지 관세청을 상대로 한 과세 전 적부심, 이의신청, 심사청구, 심판청구, 감사원심사청구에서 불복청구 인용률은 38.9%로 나타났다. 전년(21.6%) 대비 17.3%포인트(p) 오른 수치다.

높아지는 관세행정 수요를 고려해 전문 인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적정 수준의 예산을 투입해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보강하고 수백억원 규모의 환급액 지급과 불필요한 소송을 방지하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국고주의와 국민 편익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유동수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관세청 전담변호사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세청은 2020년 전담변호사 제도를 도입하며 2명의 변호사를 배치했는데 1명을 줄인 셈이다. 같은 기간 일반직 담당직원은 30명에서 28명으로 감원했다.

유동수 의원은 "처참한 수준의 행정소송 패소로 올해만 512억원 이상 막대한 금액을 토해내는 일이 관세청에서 벌어진다"며 "전담조직 부재, 전문인력 부족과 함께 무리한 과세 행정에 기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때리고 보는 세금 부과가 가장 큰 문제"라며 "제대로 과세하고 제대로 걷는다는 국민 상식선에 부합하도록 환골탈태 차원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무역개발원 관계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관세청은 추석 명절기간 동안 선물 등 해외 직구 물품이 집중 반입되는 것을 대비해 인천, 평택 등 세관에 특별통관지원팀을 편성에 특송물품의 신속통관을 지원한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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