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40)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이례적으로 자국에서 열린 포럼에 초청했다. 외교적으로 국가원수가 카운터파트인 상대국 원수가 아닌 각료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드문 일이다. 김 장관은 그러나 국회의 국정감사 일정에 따라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2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오스마니 대통령은 이달 22~23일(현지시간) 수도 프리슈티나에서 열린 제 1회 '여성,평화,안보(WPS)포럼'에 김 장관이 참여해달라는 공한을 보냈다.
코소보 정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한 때 코소보와 한나라였던 세르비아(코소보가 2008년 독립)와의 갈등이 종식되지 않고 있어 취약해질 수 있는 여성 안전의 해법과 안보 등 분야에 있어 여성의 사회 진출을 모색한 차원에서 열렸다.
미국의 첫 여성 국무장관이자 1999년 발발한 코소보 전쟁 해결에 나섰던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기리는 성격도 있다.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5분짜리 특별강연 영상을 보내 "내 전임이자 멘토인 올브라이트 장관(2022년 별세한 메를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가장 신경 썼던 것은 두 가지인데, 코소보 그리고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포럼 공지를 보면 △팔라우 부통령 △전 크로아티아 대통령 △전 에스토니아 대통령 △영국 성평등 특사 △프랑스 인권대사 △아랍에미리트(UAE) 국무장관 △나토 사무총장 여성 평화 안보 특별대표 △나토 본부 사라예보 사령관 등 여성 리더들이 현장을 찾았다. 남성 가운데는 현직 몰타 대통령이 참석했다.
1982년생인 오스마니 대통령은 유럽 최고위 권력에 진입한 여풍(女風)의 한축으로 불린다.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이후 유고의 자치주였던 코소보에서 세르비아인에 의해 자행된 '인종 청소'의 희생양이 될 뻔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소보가 위치한 지역은 정정 불안과 분열로 인해 오래전부터 '유럽의 화약고'라고 불렸던 지역인 발칸반도다.
코소보는 미수교국인 우리나라와 접촉하기 위해 일본에 있는 코소보 대사관을 동원했다. 지난달 주일 코소보 대사관에서 주일 한국 대사관을 통해 공한을 보냈다. 외교 소식통은 "여성 문제 관련 회의를 열려고 해서 우리나라에는 담당 장관에게 전달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오는 25일 오전 열리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감 일정에 따라 코소보에 방문하지 않기로 했고, 불참 의사를 코소보에 통보했다고 여가부 측은 설명했다. 김 장관은 축사나 영상연설은 전달하지 않았다. 여가부는 "영상 축사, 말씀 요청은 특별히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