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오픈마켓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침해상품, 이른바 '짝퉁' 유통 실태조사를 추진한다. 그동안 국내 오픈마켓 운영 사업자 대상으로만 실시하던 것을 해외 사업자로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관세청 관계자는 9일 "알리익스프레스와 같이 해외 오픈마켓 사업자에 대해서도 부정수입물품 판매실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2020년부터 쿠팡, 네이버, 11번가, 지마켓, 옥션,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등 8개 오픈마켓 사업자에 대해 온라인 부정수입물품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왔다. 올해는 대상을 15개 업체로 확대해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식품위생법, 수입식품법 등 요건을 구비하지 않은 상품의 유통이 늘면서다. 관세청을 올 상반기에만 약 200만점, 300억원 상당의 부정수입물품을 적발했다.
짝퉁이 늘어도 오픈마켓 사업자는 거래 당사자 간 알선을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통신판매 중개자가 거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만 고지하면 짝퉁 등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짝퉁 판매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셀러)에게 있다.
이같은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세청은 △통신판매중개사업자(오픈마켓)가 부정 수입 유통 방지를 위한 인력과 기술, 검증체계를 제대로 갖췄는지 △부정 거래 내역을 발견했을 시 판매 중지, 거래취소, 환불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 등의 실태조사를 실시해왔다. 사실상 오픈마켓에도 관리책임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짝퉁 유통 문제는 국내 오픈마켓의 문제로만 여겨왔으나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해외 오픈마켓이 짝퉁 유통의 주요 창구로 지목되고 있다. 일례로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명품 가방은 물론 가전제품, 골프용품, 골프의류 등 종류와 분야를 망라하고 짝퉁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나 타오바오, 아마존과 같은 해외 오픈마켓 사업자는 관세청 실태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사실상 한국 시장을 대상으로 영업하면서도 국내법이 효력을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던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알리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한 중국 직접 구매(직구) 규모는 2017년 258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조 4024억원으로 늘어났다. 짝퉁의 국내 반입 적발 건수도 그만큼 늘었다. 지난해에만 관세청의 특송화물 목록통관 검사에서 6만2326건이 적발됐다. 그 중 99.7%는 중국발이다.
관세청은 해외 오픈마켓 사업자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만큼 해외 오픈마켓을 통한 짝퉁 반입도 늘고 있다고 보고 내년부터 해외 오픈마켓 사업자도 부정수입물품 판매 실태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알리와 같은 해외 온라인쇼핑몰을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사업자로 보고 국내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관세청의 고민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 부분은 유권해석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늦어도 내년 조사부터는 해외 오픈마켓도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