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회에선 한국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탄핵안) 표결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12·3 계엄사태를 사실상 내란이라 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 본회의에 올렸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은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단 이유로 탄핵안 투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이날 표결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불성립으로 찬반표 숫자를 확인하지 못한 채 끝났다.
의원총회를 이유로 들긴 했지만 이날 여당 의원들이 대거 투표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여당이 애초에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던 데다 투표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판단이란 주장이 나왔다. 반면 투표를 통해 찬반 의사마저 표시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이 뽑아준 대표로서 정당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에선 당시 누가 투표장에 자리했고 부재했는지 분명하게 기록에 남겨야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약 9분간의 호명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의 충격은 컸다. 계엄 선포 순간부터 해제의 순간, 그리고 그 이후의 여진 상황에 대해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조차 주목하며 연일 보도를 이어갔다. 향후 대한민국 현대사에 기억될 일이 발생한 만큼 이제부터 정치권이 취하게 될 선택과 행동은 낱낱이 기록으로 남을 것임이 분명하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떨어진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국정마저 혼란하다는 게 국민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혼란기가 길면 길어질수록 외국인 투자나 내수 경기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정학적 불안이 여전하고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가운데 국정 공백이 오래 지속되는 상황이 우리나라에 득이 될 리 없다.
오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표결이 이뤄진다. 헌법 제46조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한다. 국회의원들이 다음 대선 등 당리당략 대신 어떤 결과가 국익에 도움이 되고, 정국을 빠르게 안정시킬지를 기준으로 표결에 참여하길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이날의 선택은 역사에 남아 오랫동안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