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다움 사라지면 부흥 아니다"…日노토반도의 '창조적 부흥' 비결

가나자와(일본)=김인한 기자
2025.01.25 09:00

[the300][日노토반도 대지진 1년 그후]③

[편집자주] 2024년 1월1일 일본 혼슈 중부에 위치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1000년에 한 번 빈도로 오는 최대 규모 7.6의 강진이었다. 같은해 9월 재난 복구에 한창이던 오쿠노토에 하루에만 3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져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일본의 지방 정부가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창조적 부흥 추진 플랜'을 가동하며 지역을 재건하고 있다. 일본의 재난 회복력이 한국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일본 이시카와현청은 대지진을 겪은 노토반도의 부흥책으로 관계인구 확대를 꼽았다. 관계인구는 특정 지역에 완전히 이주·정착하진 않지만 정기·비정기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을 말한다. 또 지역 축제인 마츠리를 부활시켜 지역의 관심이나 자부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일본 교토에서 '기온마쓰리(축제)'가 열린 모습. 도쿄의 '간다마쓰리', 오사카의 '텐진마쓰리'와 함께 일본 3대 마쓰리 중 하나인 '기온마쓰리'는 869년 교토에서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질병 제거와 평화 기원을 위해 열렸다. / AP=뉴시스

"노토다움이 사라지는 부흥은 지속 불가능하다."

츠가와 다케오(津川竹夫) 일본 이시카와현청 창조적부흥추진과 주간(主幹·프로젝트 총괄)은 24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역의 특색을 살려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츠가와 총괄은 노토반도의 창조적 부흥 플랜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인사다.

츠가와 총괄은 "노토반도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인구감소와 고령화라는 지역의 문제가 10년 이상 앞당겨졌다"며 "단순히 지진 전 모습으로 복원하려는 접근은 기존에 어려웠던 상황으로 다시 되돌아가 버리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전보다 나은 상태로 가는 창조적 부흥을 목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월1일 규모 7.6의 대지진과 같은해 9월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노토 지역에서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토의 모습은 앞으로 일본의 어느 지역에서 직면할 수 있는 미래"라면서 "노토 지역의 부흥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체계로 만들 것인지는 일본의 미래에 큰 힌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22일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후 불어난 강물이 지면을 깎아내리면서 한 가옥이 위태롭게 기울어져 있다. 올해 1월1일 규모 7.6의 강진이 덮쳤던 이시카와현 지역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가 다시 내렸다. / AP=뉴시스

이시카와현청은 노토반도 부흥을 위해 최우선순위로 '관계 인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인구는 특정 지역에 완전히 이주·정착하진 않지만 정기·비정기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사람을 말한다. 지역 거주인구와 관광인구 사이의 모든 인구층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츠가와 총괄은 "대지진을 극복하고 지역의 활력을 한층 향상시키려면 무엇보다 사람의 활동이 중요하다"며 "반드시 노토에 거주하고 있지 않아도 주중 1·2일이나 주말을 활용해 노토의 부흥에 계속적으로 관여해 주는 젊은층 등의 관계인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현청은 관계인구 확대를 위해 노토지역에 거점을 둘 수 있는 '이중 지역 거주 모델'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토에 젊은층이 유입될 수 있도록 노토 위성 캠퍼스를 설치하거나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원격 수업 등의 환경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노토를 오가는 교통편을 증진하거나 노토 지역에서 육아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인프라 투자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22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서 한 여성이 침수된 도로 위를 걷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지역 축제인 마츠리를 부활시켜 지역의 자부심과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것도 현청의 계획이다. 지역 축제는 관계인구 확대는 물론 젊은이들에게 지역의 애착심을 높여줄 수 있는 계기여서 가장 공들여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츠가와 총괄은 "키리코 축제 등 일본 노토의 축제는 일본 문화청의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노토의 축제 재개는 단순히 문화 계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지역의 진흥이 가능한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현청은 '노토반도 지진 복구·부흥본부'를 신설하고 관련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일본 내 지역, 문화 등 사회 전 분야의 지식인을 자문위원으로 초청해 노토반도의 창조적 부흥 플랜을 기획하고 지속 점검하고 있다. 노토반도 내 피해 주민의 의견을 주기적으로 청취해 관련 개선방안을 그래픽으로 시각화해 철도나 공항 등에 게시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번 인터뷰는 지난 16일 가나자와시에 위치한 현청에서 츠가와 총괄로부터 '노토반도 피해와 부흥'을 주제로 발표를 들은 뒤 추가 서면 질의를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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