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이틀을 앞둔 2일 국회에서 여당은 기각 또는 각하를, 야당은 인용 가능성을 주장하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예상하면서 민주당에 선고 승복을 요구하며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만장일치 파면이 확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양측 모두 헌법재판소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려는 기류도 감지됐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결과가 어떻든 헌법기관의 판단을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제 대통령이 조속히 직무에 복귀해 멈춰선 국정을 재정비하고 민생을 돌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이제 정치적인 유불리를 떠나 헌정 질서를 지키고 헌재의 판단을 온전히 수용한다는 입장을 국민에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재명 대표는 탄핵이 안 될 시 유혈사태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공공연하게 테러를 사주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여권에선 이틀째 '4대4 기각론'이 힘을 받았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2일 SBS라디오에서 "(헌재 선고가) 보통 오전 10시에 잡혀서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들을 선고할 때 전부 다 읽는데 11시로 잡힌 걸 보면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했다.
이어 "한참 5대3 기각설이 돌다가 이렇게 결정을 내리는 걸 보고 헌법재판관들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즉 4대4로 됐기 때문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와서 결단을 내렸다는 이야기들이 한참 돌았다"고 했다. 다만 "정말 원하진 않지만 일각에선 6대2라는 이야기도 있다. 인용 정족 수가 찼기 때문에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4 대 4로 기각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헌재 재판이나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사건을 보면 만장일치를 강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결국 헌법재판관 개인 성향에 따라 판단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결론이 나오는 재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헌법 자체를 파괴하려 한 행위, 실제로 착수한 그 행위에 대해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 어떻게 없을 수가 있겠나"라며 "헌재가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존중해서 합당한 판정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헌재를 압박하거나 구체적인 결과를 예측하진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의원들이 헌법재판관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는 건 적절치 않단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헌법재판관들을 자극하면 도리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승복은 윤석열(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헌재가 8대0의 만장일치로 내란수괴를 파면할 것이라고 보지만, 만에 하나 벌어질 상황에도 대비하자"며 "헌재가 오직 법률에 따라 정의로운 판결을 하도록, 국민 신임에 부응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개별 의원들에게선 강경한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일 밤 YTN라디오에서 "8대0 인용으로 본다"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4월 4일 오전 11시가 아니냐. 오전 11시는 '사시'"라며 " 4·4·4 '죽을 사'자가 3개나 들어가 있어 틀림없이 죽는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어 "명명백백한 내란 쿠데타인데 과연 기각 혹은 각하 의견서를 낼 헌법재판관이 있을까"라며 "만약 그런 의견을 내는 헌법재판관은 역사적 죄인이자 제2의 이완용으로 자자손손이 대한민국에선 못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1일) "(헌재가) 기각하는 결론을 내린다면 이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밝혀 '불복 논란'을 일으켰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소셜미디어)에 "저는 시종일관 8대0 파면을 확신해왔다"며 "승복 선언은 계엄을 비롯한 국정의 공동책임인 국민의힘이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공개 요구해서 받아내야 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