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좀 한 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네요."
대선 직후 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와 인사를 나눴다. 만날 때마다 얼굴에 온갖 근심이 어려있던 그의 얼굴엔 낯설만큼 편안함이 깃들어 있었다. 물론 정치권의 가장 큰 이벤트인 대선에서 원하는 성과를 거뒀으니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다만 그의 표정에는 단순히 승리의 쾌감만 어려 있지는 않았다. 정치에 몸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유례없는 사건들로 점철된 지난 6개월 간의 불확실성이 일단락됐다는 일종의 안도감이 서려있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중 지역 민심 르포 차원에서 시민 15명 가량을 만났다. 이들에게선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와 무관한 공통적인 감정이 엿보였다. 12.3 비상 계엄부터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에 대한 충격과 실망감, 황망함 등이다. 단지 이 비상 상황을 수습할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을 뿐이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치러진 대선의 배경에는 서로를 대화 상대로조차 규정하지 않았던, 전쟁과도 같은 극한 대결이 있었음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런 정치 불안정과 대립, 갈등이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엔 차이가 없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젠 부디 계엄도, 탄핵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한 시민의 표정에선 절실함이 묻어났다.
그간 정상적으로 정치가 작동한 국가라면 겪지 않았을 법한 일련의 사건들을 매번 바로 잡아온 것은 국민이었다. 국민은 계엄을 막으려 국회로 달려나갔고, 3년 만에 또 다시 치러진 선거에 한 표를 행사했다. 그렇게 탄생한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딱 일주일이 됐다. 이제는 국민의 염원을 받아 안은 집권여당,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다.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첫 인선에선 국민들의 기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안정감 있고 실무 능력이 탄탄한 인재들이 등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사가 만사이고, 인선은 곧 국정방향의 시그널이다. 앞으로도 이런 합리적 인선 기조가 유지되길 기대한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은 주권자이며 저는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실현할 '국민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정치 뉴스를 밤새 뜬 눈으로 검색하며 마음 졸이는 일 없이 편안한 일상을 보냈으면 한다는 국민들의 소박한 소망을 이 대통령이 꼭 이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