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유엔(UN·국제연합)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유엔 회원국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평화가 한국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을 거론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190여 국가 정상 중 7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대통령은 22~26일 일정으로 뉴욕을 방문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 회원국들에게 한반도 정책 등 새 정부의 외교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평화 구축 △북측 핵과 미사일에 대한 중단→ 축소→비핵화 순의 3단계 해법 △북한과 대화에 힘쓰면서도 도발은 강력히 대응하는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원칙 등이 유엔 회원국들에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 대통령 연설에서 '종전선언' 등 표현은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부각하며 유엔 회원국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단계 북핵 해법을 힘 있게 추진하려면 그 과정에서 제재 완화 등 조치가 검토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국제 사회의 공감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 직후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을 당부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단'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쓰는데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며 "더 이상의 핵 미사일 능력 강화, 사태 악화를 막고 (이후) 감축하고 폐기한다는 도정의 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뭔가의 대응 조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대응 조치 중 하나가 제재 완화일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조연설에서 한국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12·3 계엄 국면을 종식하며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도약한 점과 'AI(인공지능) 3대 강국'을 향한 비전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AI와 국제 평화·안보를 주제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위 실장은 "우리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한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에 돌아왔음을 알리고 또 단순히 돌아온 것만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나라로서 국제 사회에 더 잘 기여할 수 있게 준비돼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며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것처럼 국제사회에서도 공동 가치인 평화와 개발, 인권의 가치를 함께 논의하고 도울 태세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대북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정상회담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치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의 불확정성을 높인 것을 전세계가 지켜봤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이 결국 세계 경제에도 도움 된다는 호소가 (유엔 회원국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