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美장관에 직접 설명, 분수령"···관세협상, APEC서 결론낼까

김성은, 뉴욕(미국)=이원광 기자
2025.09.25 16:02

[the300]

[뉴욕=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2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유엔 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 후속협상 관련 "일본과 한국의 상황이 다르다"며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논의가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베센트 장관은 "관련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관세협상을 최종 타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관세협상 과정에서) 외환 시장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됐고 외환 관련 미 주무장관은 베센트 장관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베센트 장관에게 대통령께서 직접 상세히 설명했다"며 "오늘 접견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후 3500억달러 투자 패키지 협상 과정에서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상호관세 적용 유예 만료일을 하루 앞둔 지난 7월 말 큰 틀에서 관세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3500억달러(약 492조원)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투자 세부 내역과 운용 방식에 대해서는 후속 협상 과제로 남겨뒀는데, 한국과 미국은 이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앞서 5500억달러의 대미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다만 일본은 외환보유고가 4100억달러로 한국의 두 배 이상이고 미국과 통화스와프가 무제한으로 체결돼 있단 점에서 한국과 사정이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공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통화스와프(통화 맞교환)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7월 말 관세합의가 이뤄졌던 과정과 이후 논의 상황도 거론됐다. 김 실장은 "(7월 말 합의 당시) 3500억달러 투자는 통상적인 국제 투자에 비춰볼 때 대출, 보증, 일부 투자로 생각했고 이를 비망록에 적어뒀다"며 "미국이 이후 보내온 MOU(양해각서) 문서에는 판이하게 다른 내용이 있었다. (투자 내용이) 에쿼티(지분)에 가까운 것이었다. (MOU 내용 대로 투자할 경우) 외환 시장에 미칠 충격이 상당히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뉴욕=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한 호텔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2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정치권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최근 관세 후속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에 통화스와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떤 역제안을 한 것은 아니고 우리 외환 시장에 미칠 충격이 눈에 들어와 그 사항을 미국에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주장대로 MOU가 체결되고자 한다면) 무제한 통화 스왑은 '필요조건'이다. 그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이 정도 투자를 운용하려면 수출입은행의 현행 규정으로는 감당이 어렵기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상업적 합리성이 맞아야 한다는 내용이 '충분조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베센트 장관이 약 30분간 면담했지만 이 자리에서 관세 후속협상 관련 구체적인 확약이 오가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실장은 베센트 장관의 반응에 대해 "(장관이) 관련된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본인들이 여러 부처들이 관여된, 한미 통상 패키지에 관련된 사안이므로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를 하겠다는 정도의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이어 "(타결의) 중요한 계기는 경주 APEC 정상회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실 것이고 (이 대통령과) 면담도 있을 것이기에 협상 담당 장관들, 협상팀 입장에서 APEC 정상회의는 중요한 계기다. 저희도 염두에 두고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베센트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 비해 좀 더 심사숙고하는 성향으로 트럼프로부터 신뢰도 받고 있는 관료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APEC 정상회의 개최시까지 양국 모두 절충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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