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10.15 부동산 대책과 소상공인 지원 방안, 역외탈세와 지배주주 사익편취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초고가 주택과 외국인 연소자(만 40세 미만의 외국인으로 부동산 등 자산을 본인 명의로 취득한 사람) 자금 출처를 전수 검증해 탈루 혐의가 있는 10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며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국세청은 시장 과열 지역의 불법·편법 자금 흐름을 차단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겠다고 당시 밝혔다. 임 청장은 "강남 4구를 포함한 한강 벨트 등 고가 아파트 취득에 대한 자금출처 검증을 강화하고,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와 외국인의 고가 아파트 취득에 대해서도 전수 검증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가극 상승의 원인을 부동산 불법 투기라고 단정한 이번 대책으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대책은 문재인 정부 정책과 데칼코마니"라며 "문재인 정부 때도 불법 투기를 근절하겠다 해서 국세청이 동원되고 세 차례에 걸쳐 대규모 조사가 진행됐으나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가장 급등했다"고 했다.
이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불법 투기라고 보는 시각에서 소위 규제를 강화하고 대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폈을 때 다 동일한 결과가 나왔었다"며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할 때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 했던 역할을 되돌아보고 검토한 뒤에 어떻게 접근할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도 "집값을 잡겠다고 하는데 사람부터 잡는 대책이 아닌가 하는 대단히 아쉬운 생각이 있다"며 "친여 커뮤니티에서도 '규제할수록 폭주하는 건 문 정권 때 못 봤나' '15억 되겠다'와 같은 분노의 댓글 일색이다. 문재인 정부 시즌2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대단히 앞선다"고 했다.
반면에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동산 자산에서의 변동이 전체 자산 대물림과 불평등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대책을 잘 세우지 않으면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강남 3구 고가아파트 시장의 개별 청약 거래 단위까지 철저히 감독·관리하고 불법에 대해서는 추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 탈루 혐의가 있다면 추징하는 것이 국세청 본연의 역할"이라며 "다만 염려대로 일반인의 불편함이 없도록 정말 탈루 혐의가 있는 사람들만 잘 선별해서 추징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역외탈세와 지배주주 사익편취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대응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오기도 했다.
임 청장은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불거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에 대한 과세 여부를 묻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법원) 재판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적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한 점에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고 파기환송 결정을 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 부분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7월 CJ그룹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부당 지원행위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65억41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결정문이 확정된 만큼 국세청도 이를 면밀히 검토해 탈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임 청장은 "탈루 혐의가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국부 유출 우려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국내 5대 거래소에 직접 자료를 요구해서 살펴보니 매년 (해외로) 나가는 돈이 더 많고 올해의 경우 8000억 정도 차이가 난다. 나간 돈이 다시 들어올 것이란 보장이 없어 국부가 해외로 나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더 큰 문제는 국세청에서 현황을 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한 증인 채택 요구도 나왔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한국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초고액 자산가의 불공정한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김 회장의 증인 채택과 세무조사 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기재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위원장은 "조세 정의에 반하는 문제는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고 본다. 양당 간사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달라"고 했다.
한편 온라인 티켓 거래 플랫폼 티켓베이를 통한 입장권 부정 판매 방조 논란으로 이날 국정감사의 증인에 채택됐던 한혜진 팀플러스 대표는 불출석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티켓베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5% 급증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입장권 대다수는 웃돈이 붙은 채 거래된다. 이를테면 지난 3월 열린 가수 지드래곤 콘서트의 VIP 티켓이 이 사이트에서 정가의 22만원의 31배에 달하는 680만원에 팔렸다.
임 위원장은 "온라인 암표 문제는 선량한 풍속이라든가 기타 사회질서를 위반하는 사항으로 우리 경제를 좀먹는 것"이라며 "응당한 제재와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양당 간사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