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몰고 온 후폭풍…에너지 불안·안보 부담 커졌다

'이란 전쟁'이 몰고 온 후폭풍…에너지 불안·안보 부담 커졌다

조성준 기자, 이승주 기자
2026.03.03 17:00

[the300]
에너지 안보 위협에 원유 수급 초비상
장기화시, 주한미군 중동배치 관측도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이스라엘과 미군의 공격으로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2026.03.0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이스라엘과 미군의 공격으로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2026.03.0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 정세가 전례없는 위기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국도 당장의 에너지 안보 위협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반서방 연대 강화에 따른 안보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3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전역으로 확전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란은 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겠다며 전면 대응을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해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세계 일일 원유 소비량의 약 20%가 이 곳을 통과한다.

단기적으로 한국은 에너지 안보 위협에 놓이게 됐다.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 70%·가스 20%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당정은 이날 간담회 직후 "현재 우리 수송선이나 원유 상선 총 30여척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 있는 걸로 파악된다"며 대안 경로 확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동 지역에 장기 체류 중인 교민이나 여행객 등 단기 체류자들의 안전 확보도 숙제다. 외교부는 이란·이스라엘을 비롯해 중동 전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이 약 1만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단기 체류자들은 약 40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동 최대 허브 공항인 UAE 두바이 국제공항 폐쇄로 우리 국민 2000여명이 현지에 발이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란과 이스라엘 교민은 물론 단기 체류자의 안전 지역 대피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이란 교민 일부는 이미 정부 지원을 받아 대피를 진행 중이다.

'이란사태' 장기화 가능성…안보 공백 우려도
(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2026.03.0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워싱턴 로이터=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2026.03.0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정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4~5주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지속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길어질 경우 주한미군의 패트리엇·사드(THAAD) 등 방공 자산과 MQ-9 '리퍼' 무인기 등 감시 정찰 자산이 중동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주한미군이 중동에 투입될 수도 있다. 북한의 현실적 군사 위협에 놓여 있는 한국으로선 안보 공백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반서방 연대 강화에 따른 북한의 동향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러시아는 이란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한 국가다. 러시아가 이란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북한이 2024년 6월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른 '자동 군사 개입'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4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가 이란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북한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개시 직후인 지난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을 '후안무치한 불량배'로 지칭하고 규탄했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에 이어 알리 하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 폭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러 연대에 더 집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동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주도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반도 내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려 했던 이재명 정부의 정책 흐름에 (이란 사태는)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아시아 동맹국의 한 축으로서 한미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중동 상황과 거리감을 두면서 지정학적으로 불똥이 튀지 않도록 주도면밀히 관찰·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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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승주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이승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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