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장에 관봉권이 등장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관봉권 띠지 분실 논란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바로잡겠다며 직접 인출해 오면서다.
천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00원짜리 지폐 100장을 하나로 묶고 이 묶음 10개(총 1000장)를 비닐로 포장한 관봉권을 들어 보이며 "국회가 가짜뉴스 생산지 역할을 하는 것 같아 답답해서 시중은행 관봉권을 직접 인출해왔다"고 밝혔다.
관봉권은 한은이 화폐의 액수와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보증하는 지폐 묶음이다. 띠지에는 검수 일시와 담당자 코드, 기계 번호, 권종 등이 적혀있다. 최근 김건희 특별검사(특검)팀의 건진법사 수사에서 검찰의 띠지 분실로 논란이 됐다.
천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백해룡 경정이 "띠지가 있으면 반드시 서명되기 때문에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반드시 찾을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반박했다. 당시 백 경정 등의 문제 제기로 띠지를 분실한 검찰이 사건을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확산했다.
천 의원은 관봉권을 뜯어 1000원권이 100장씩 묶은 다발을 다른 의원들과 이창용 한은 총재에게 보여주며 "어느 은행의 어떤 창구에서 인출해 왔는지 아실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총재는 "모른다"고 답했고, 김기원 한은 발권국장도 "띠지에는 (어떤 은행에서 어떻게 유통됐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했다.
천 의원은 또 이 총재에게 "관봉권이 제조권이든 사용권이든 은행으로 갈 때 어떤 곳으로 가는지를 기록하느냐"고 질문했다. 이 총재는 "하지 않는다"며 "만일 알게 하려면 바코드를 넣어서 어디로 가는지 체크해야 하는 데 화폐가 익명성이 중요하지 않느냐. 만약 그렇게 하면 '빅 브라더' 문제가 될 수 있어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천 의원은 "요약하자면 현재 시스템상으로 관봉권은 어떤 금융기관으로 어떻게 유통됐는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백 경정같이 띠지가 있었다면 반드시 돈이 어디로 갔는지 찾아낼 수 있다며 자신 있게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이야말로 수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백 경정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검경 합동 수사팀에 합류했다.
천 의원은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관봉권 띠지를 가지고 추적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확인이 되자 여당 최고위원을 포함해 여러 여당 의원들이 '관봉권은 국정원 아니면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라는 얘기를 했다"며 "이것 역시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에게 "한은이 최근 10년 이내에 정부에 현금을 주신 게 있느냐"고 물었고, 이 총재는 "전산으로만 하고 있고 (현금을 전달하는 일은) 없다"고 답했다. 한은 금융업무국장도 "정부의 예금과 지출 모두 전부 시중은행을 통해 (전산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천 의원은 "정부에서 (전산으로) 받고 나서 그것을 시중은행의 정부 계좌에서 특활비를 현금으로 뽑아서 증빙을 일정 요건 하에 안 해도 된다는 것이지, 특활비라는 게 한은에서 직접 관봉권을 받아 가는 개념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