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학 줄줄이" 교수 중국행에 놀랐다…머리 싸맨 여야

정경훈 기자, 박건희 기자
2025.10.24 17:51

[the300][2025 국정감사]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위원이 24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NST(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 정부 출연연구기관 연구원의 이탈률, 연구재단 해킹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민간의 기존 기술을 신기술로 포장해 이익을 챙기는 '택갈이'가 반복되지 않도록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대전 유성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NTS 등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정감사에서 이광형 KAIST 총장에게 "KAIST 최연소 교수로 임명된 송익호 교수가 지난달 중국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국내 석학들이 밑 빠진 독처럼 줄줄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며 "우리나라 과학기술 인재가 의대를 택하고, 이들을 불러들이려는 인재 리쇼어링도 잘 안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냐"고 말했다.

이 총장은 "과학자에 대한 처우가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게 첫 번째, 국가에서 과학기술인에 대한 사기를 더 올려주지 못하는 게 두 번째라고 본다"고 답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이탈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3개 정부출연연구원 이직자는 2023년 143명, 2024년 166명, 올해 상반기(6월 기준) 84명을 기록했다. 출연연 중 가장 높은 연봉을 지급하는 KIST에서조차 이직이 늘었다. KIST 이직자는 2023년 14명, 2024년 16명, 2025년 6월 기준 10명이다. 이직자의 79.1%는 대학을 택했다. 10.4%는 기업체로 이동했다.

신 의원은 "KIST가 연봉이 1등인데도 이직률이 높다는 건 급여가 핵심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라며 "연구자의 근무 여건, 교육, 주거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게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가장 큰 건 정년 문제"라며 "출연연 연구자의 정년이 61세인데 미국의 경우엔 정년이 없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신성범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9.25. photo@newsis.com /사진=

이어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지난 5월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약 62%가 해외 연구원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42%가 제안을 수락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자 중 대부분이 중국에서 제안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고경력의 연구자를 위한 정년 연장 제도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건 아닌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인규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연구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출연연 연구자는) 보통 60세에서 65세 사이에 퇴직한다. 대학은 65세다. 실상 65세에서 70세까지도 강의 능력이나 연구 능력이 창창하지만 과학기술자들을 활용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활용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연구재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기관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지난 6월 연구재단 논문투고시스템(JAMS)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해 12만 2954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계좌번호, 직장정보,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 항목에 포함됐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연구재단처럼) 초과학적이어야 할 기관에서 논문 투고 시스템이 해킹당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비밀번호 찾기'라는 아주 단순한 기능에 허점을 이용한 해킹이었다. JAMS가 도입된 게 2008년도인데 17년간 비밀번호 찾기 기능이 기본 인증 절차도 없이 그대로 운영돼 왔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원화 연구재단 이사장은 "죄송하다"며 "내년 (시스템 강화를 위해) 12억원 정도를 예산으로 확보했다"고 했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최수진 국민의힘 위원이 24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5.10.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김현 민주당 의원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는 일정한 대응 상황이 나오는데 8, 9, 10월은 (단순) 보고만 돼 있다"며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연구자 응대 및 재단 전체 시스템에 대한 정밀 점검을 실시했는데 이에 대한 보고가 있나"라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지금 정밀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얼마 전 국정 자원 화재만 해도 대통령이 직접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해결책을 강구하라고 했다"며 "공공기관에서 해킹이 벌어진 건데 아직도 전체 시스템을 점검 중이라는 건 창피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NST 감사위원회가 공개한 사건이 있다. 2015년부터 8년 간 총사업비 357억원이 투입된 국산 VR엔진, 제작도구 개발사업에서 기존 민간기술을 신기술로 위장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택갈이'"라고 했다. 또 "기술 자체를 택갈이 했다는 것은 심각한 연구윤리의 문제다. 누구를 감싸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재심의를 주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교통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한국원자력의학원 분원이 신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인구 약 30%가 암을 한 번은 경험하는 시대"라며 "(한국원자력의학원) 2개 갖고는 안된다"고 했다.

또 "국비가 상당히 투입되는 시설임에도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면 그 동네 지역병원처럼 운영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교통의 요지에 (분원을) 배치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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