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정년연장을 위한 과도기적 조치로 계속고용(정년퇴직 후 재고용)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권고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논의 과정에서 노동계는 일방적으로 배제하고 사실상 경영계 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며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긴 윤석열표 정년연장 논의"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에게 "정년 연장과 관련해 노사 간 긴밀한 협력으로 상생의 해법을 찾는 것이 현안 과제라고 했는데 위원회 운영 상황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경사노위는 지난 5월 법정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기업에 고용 의무를 부과하고 노사 협의로 노동 시간과 직무를 조정하는 절충안을 발표했다. 법정 정년을 기존 60세로 유지한 채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기업에 65세까지 근로자가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간 정년 연장을 둘러싸고 노동계는 법적 정년 상향을, 경영계는 '선택적 계속고용' 방식을 주장해 갈등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노동계 대표인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 참여를 거부해 정년연장 논의는 멈추어 섰다. 이에 경사노위는 공익위원 권고안인 '고령자 계속고용의무제도'를 발표하며 "과도기적 조치"라고 밝혔었다.
박 의원은 "경사노위의 제안은 경영계의 소원 수리다. 비상계엄으로 사실상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하고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시기에 이런 안을 낸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한국노총을 배제한 상태에서 일방적 논의구조를 만들어갔던 점에 대해선 이미 한국노총도 유감을 표했었다. 노사 간 제대로 된 논의가 없었던 점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권 위원장은 "경영계 안과는 다르다"며 "지난해 국민연금 개편과 함께 정년 문제도 빠르게 논의해서 입법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작년에 여러 상황 때문에 논의가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공익위원의 의견이라도 기록을 해놓는 것이 향후 논의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손필훈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은 경사노위의 제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기초로 해서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충분한 노사 간의 협의가 부족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정년연장은 노사 간에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며 "민주당에서 정년연장특별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하고 있다. 노동부는 민주당 정년연장특위를 통해서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되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