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우도서 논란으로 폐기된 진중문고가 국방부의 '셀프 추천'으로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문제일 뿐 아니라 수억원이 투입되는 진중문고 사업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취소·폐기된 진중문고 2권 모두 지난해 8월 2차 심의 당시 '국방부 국·실' 추천 명목으로 올라 진중문고로 최종 확정됐다. 문제의 진중문고 2권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와 '우리는 이렇게 나라를 지켰다'는 도서다.
진중문고 선정 기준은 국방부 훈령에 따라 전국 대형서점 또는 인터넷 서점에서 집계한 판매량 상위순위 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한국국방연구원·국방정신전력원 등이 추천한 도서를 심의해 선정됐다. 그런데 국방부는 지난해 9월 훈령 개정 작업을 통해 새로운 조항으로 '국방부 도서추천위원회는 각 국·실' 등의 문구를 넣었다.
이 문구가 들어가기 전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와 '우리는 이렇게 나라를 지켰다' 등이 심의 대상으로 올라 진중문고에 선정됐다는 게 황 의원의 설명이다. 해당 도서들을 국방부 어느 국·실에서 추천했는지 확인했으나 내부 추천 기록은 없다고 회신했다고 한다.
지난 1월 폐기된 '우리는 이렇게 나라를 지켰다'는 "호적제 폐지는 북한을 모방한 것" "민주주의, 진보, 사람 사는 세상은 모두 주체사상을 아름답게 포장한 말" 등 왜곡된 표현이 다수 담겨 있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는 극우단체인 리박스쿨과의 관련성이 국회 교육위원회 청문회에서 지적됐고, 국사편찬위원회도 6·25 전쟁 피해를 축소하는 등의 역사 왜곡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황명선 의원은 "국방부 관계자가 역사 왜곡 내용이 담긴 2권의 책을 진중문고로 선정하기 위해 내부 추천이라는 없던 제도까지 만들었다면 우리 안보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국방부는 납득할 수 없는 내부 추천 제도를 지금 당장 중단하고, 추천인을 색출해 극우세력과의 관련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진중문고를 선정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