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 김우영(민), 김현(민), 노종면(민), 이정헌(민), 이주희(민), 이훈기(민), 정동영(민), 조인철(민), 한민수(민), 황정아(민), 김장겸(국), 박정훈(국), 박충권(국), 신성범(국), 이상휘(국), 최수진(국), 최형두(국), 이해민(조), 이준석(개), 최민희(민·위원장)
2025년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는 국정감사 초반부터 끝까지 고성과 파행, 고발전으로 얼룩졌다. 여야는 지난 14일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와 그의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을 이유로 삿대질까지 주고받으며 대립했다. 파행을 거듭하던 회의는 김 의원과 박 의원이 사과하면서 다시 진행됐지만 김 의원은 결국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국민의힘으로부터 경찰에 고발당했다.
이어진 국감은 최민희 과방위원장 딸 정모씨의 결혼식이 모든 이슈를 삼켰다. 박정훈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인 지난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치러진 정씨의 결혼식에 피감기관의 화환이 대거 배송된 점 등을 거론하며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피감기관에 화환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등 해명을 내놓았다. 정씨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감 기간에 일부러 맞춰 결혼식을 한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은 저의 선택과 결정이지 어머니와는 상관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사랑재 예식장이 최 위원장의 ID로 예약된 점과 그가 피감기관으로부터 받은 축의금 액수가 적힌 휴대전화 메시지의 사진 등이 보도돼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최 위원장 논란으로 점철된 과방위를 "민희의 전당"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이 비공개 업무보고 자리에서 과방위에 대한 보도를 이유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일도 비판이 일었다. 보도 편성,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것이었다. 각종 논란에 야권을 중심으로 '최민희 사퇴론'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을 뇌물, 직권남용, 방송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막바지 신상발언을 통해 혼사, 보도본부장 퇴장 논란과 관련해 MBC와 국민에게 사과했다.
여야가 난타전을 벌이던 와중에도 정책·민생 질의에 두각을 나타내고 피감기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낸 의원들이 있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국감 초반 '리뷰 장사' 문제를 거론하며 네이버에 수정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돈을 받고 리뷰를 좋게 써주거나 삭제해주는 업체들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네이버 측은 1~2개월 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의원은 나로우주센터 인근 해역에 28개 민간 풍력발전 시설이 산업통상부로부터 허가받았거나 허가를 신청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은 11월27일 '누리호' 4차 발사의 발사체 낙하물이 떨어질 수 있는 지역이다.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풍력발전기가 지어진다면, 우주선 발사 과정에서 큰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민간 업체들이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정감사 후 정부는 관련 부처에 인허가 중지를 요청하고 필요 시 관련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의원은 또 방미통위와 메타를 상대로 청소년들도 쉽게 노출되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음란방송' 모니터링 강화를 주문했다. 방미통위는 지난 20일부터 즉각적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메타는 기술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의원실에 답신을 했다.
이공계 출신으로 구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LG유플러스 내부 점검 결과 8개의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 사실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 의원은 "8개 취약점 중 1개만 존재해도 치명적인데, 해커들을 위한 레드카펫을 깔아놓은 모양"이라고 했다.
지난 21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홍범식 LG 유플러스 대표는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 해킹 정황을 신고하고 철저한 조사를 받을 것이냐는 이 의원 질문에 "신고하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측은 "정보 유출 정황은 있지만 사이버 침해 흔적은 없다"며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KISA에 신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하이브, 토스, 놀(NOL)티켓 등의 얼굴패스 서비스의 민감한 생체 정보 수집도 문제 삼았다. 사용자가 명확히 인지하거나 동의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이같은 정보가 업체에 수집, 보관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명백한 다크패턴"이라며 "방미통위가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청소년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정부에서 정보통신부가 분해되며 ICT 컨트롤타워가 없어졌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흩어진 업무들을 모아 거버넌스 재정립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 시작부터 종료까지 성실히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다. 증인에 고압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 등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을 잃지 않았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과기부의 40개 산하기관에 지난해보다 많은 457건의 해킹 취약점이 발견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부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또 기존 기술을 신기술처럼 속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택갈이' 문제도 지적했다. 최 의원은 "NST 감사위원회가 공개한 사건이 있다. 2015년부터 8년 간 총사업비 357억원이 투입된 국산 VR엔진, 제작도구 개발사업에서 기존 민간기술을 신기술로 위장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택갈이'"라고 했다. 또 "심각한 연구윤리의 문제다. 누구를 감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 의원은 과방위 직원들의 과로, 청첩장 논란 등으로 최 위원장을 압박하며 야당 의원으로서 효과적인 '이슈 메이킹'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국정감사 스코어보드의 평가 기준은 △정책 전문성 △이슈 파이팅 △준비도 △독창성 △매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