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정지) 사태를 막기 위한 임시예산안이 8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상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임시예산안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한달 뒤인 오는 12월11일까지 연방정부 운영자금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장 9월 말 회계연도가 끝나더라도 행정부 마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말까지 본예산 처리에 실패하고 임시예산안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셧다운 사태를 맞아 항공 대란과 보조금 지급 중단 등 혼란을 겪었다. 지난해 셧다운은 11월12일 종료되면서 역대 최장 기간(43일) 이어졌다. 올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 등을 이유로 국토안보부가 부분 셧다운되면서 76일 만인 지난 4월30일에야 다시 정상 운영됐다.
이번 임시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한 내용 그대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하원에서 별도로 통과한 임시예산안에는 연방정부의 보조금 집행에 대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제동을 걸거나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보조금 승인 절차' 변경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는 등 일부 내용이 상원 임시예산안과 다른 상황이다.
상원의 임시예산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을 집행하는 이민세관단속국과 세관국경보호국에 대한 자금 지원도 포함되지 않았다.
상·하원의 '여름 휴회'가 종료되는 오는 9월 중순 이후에도 임시예산안 절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셧다운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충성파'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의장이 주도권을 쥔 하원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는 사원의 일부 공화당 의원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까지 공화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촉구한 유권자 신분검사 강화 법안(유권자 ID 법안)은 또 무산됐다. 'SAVE 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안은 유권자의 신분증 제시와 시민권 증명, 우편투표 원칙적 금지 등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기 위해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인 예산조정절차를 활용,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의회 관례와 규칙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다. 상원 공화당의 친(親)트럼프 의원들이 국방 예산과 함께 유권자 ID 법안 일부를 예산에 영향을 주는 형태로 끼워넣는 1500억달러 규모의 패키지 예산안 방식을 대안으로 거론했지만 최종 안건으로 올려지지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