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실종·파행 난무' 국감, 2라운드 돌입...與野 또 힘겨루기 준비

김도현 기자
2025.11.01 07:42

[the30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0.02. photocdj@newsis.com /사진=

막말·고성 속에 파행을 거듭한 역대 최악의 국정감사가 2라운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4일 시작되는 운영위원회 등 비겸임 상임위원회 국감에서 여당은 12·3 비상계엄을 전후로 대통령실의 비위를 파헤치는 데 집중하고, 야당은 출석이 불발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이슈에 화력을 모을 전망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일반 상임위 국감이 지난달 30일 마무리된 가운데 오는 4일부터 △정보위원회(4~6일) △성평등가족위원회(4~6일) △운영위원회(5~6일) 등 겸임 상임위의 국감이 실시된다. 4~6일 각각 국가정보원, 국군방첩사령부, 경찰청 등을 상대로 감사를 진행하는 정보위와 5~6일 각각 국회사무처와 대통령비서실·경호처 등을 감사하는 운영위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특히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운영위 국감의 경우 '김현지 없는 김현지국감'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김현지 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실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맡아 오다 이번 국감 직전 보직이 변경됐다. 야당은 국감 출석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인사라고 비판하며 김 실장의 출석을 이번 국감 기간 내내 요구해왔다.

국회증언감정법상에 따르면 증인 출석 요구는 출석요구일 7일 전까지 당사자에 송달돼야 한다. 증인 출석 요구 시한이라 할 수 있는 지난달 29일까지 여야가 협상을 벌였으나 김 실장의 증인 채택은 끝내 불발됐다. 집요한 야당의 요구에 여당이 6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 수행 일정이 있는 만큼 오전 출석을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이 오후 3시까지는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맞서면서 끝내 협상이 불발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 출석이 불발됐으나 국감을 앞두고 김 실장의 보직이 왜 변경됐는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동시에 '만사현통(모든 일이 김현지 실장을 통한다)' 키워드를 앞세워 김 실장이 현 정부의 이른바 문고리 권력임을 대중에 각인시키고 정치적 동지로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이 대통령과 김 실장의 과거 행보를 집중적으로 따져 묻겠단 심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김 실장에 대한 공세가 스토킹에 가까울 정도라고 비판하며 이번 공세가 국감에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인사들의 증인 출석을 막기 위한 연막작전이라고 보고 있다. 김 실장을 놓고 힘겨루기를 펼치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며 대통령실 국감이 이례적으로 일반증인이 전무한 채 치러지게 됐는데 애초부터 이를 위해 김 실장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전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 50여명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했다. 요구했던 증인들은 빠졌으나 전 정부로부터 업무를 이어받은 현 정부 관계자들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전임 정부에서의 비정상적 대통령실 운영과 12·3 비상계엄 및 국회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의뭉스러운 대통령실의 움직임 등을 수면 위로 끌어내겠단 전략이다.

12·3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내렸단 의혹이 제기된 국가정보원·방첩사령부·경찰청 등을 상대로 한 정보위 국감에서도 민주당의 공세와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정보위 여야는 국감 전부터 '내란' 용어 사용을 두고 끊임없이 충돌해왔다.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만큼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여당에 맞서 법원의 판단 전까진 내란이란 용어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야당의 공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국감은 정책과 민생을 논의하는 자리임에도 국민의힘은 정쟁과 흑색선전으로 허비했다. 국회를 경시하고 국민을 외면한 처사"라며 "이번 국감은 내란의 심판대다. 새 정부의 지난 4개월뿐 아니라 내란 정부 6개월의 국정 농단을 함께 검증해야 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강남구 SE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및 선출직 공직자 워크숍에서 "'애지중지 현지 뭐지', '좌지우지 현지' 등과 같은 말이 인터넷에서 떠돈다.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은 사람이 지금 대통령실의 모든 것을 뒤에서 흔들고 있다"며 "이것이 권력 남용이고 비선 실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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