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에 뜻을 모으고 각종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 주석이 이 대통령을 직접 중국으로 초청하는 등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됐다고 대통령실은 평가했다. 경색됐던 한중관계가 개선되면서 9년 만에 '한한령'(한류금지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경북 경주의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약 95분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2014년 박근혜 대통령 때 이후 11년 만에 국빈방한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수차례 우호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본비자 바둑판과 나전칠기 자개원형쟁반을 선물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바둑을 좋아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시 주석은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대신 이재명정부를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를 맸다. 이 대통령을 향한 존중과 우호감이 담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른 중국 지도자들도 대체로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의미로 갓 나온 황남빵을 보자기에 담아 '경주의 맛을 즐기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전달했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에게 "황남빵 맛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두 정상이 웃음을 나누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나비를 매개로 한 두 정상의 교감도 주목받았다. 시 주석은 지난 1일 APEC 정상회의 폐막 후 전날 환영만찬에 등장한 '로봇 나비'를 거론하며 "이 대통령이 '내년에도 나비를 아름답게 날릴 것인가'라고 해 '이 아름다운 나비가 (중국) 선전까지 날아와 노래까지 하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선전은 내년 APEC 정상회의 개최지다.
또 한국과 중국 중앙은행간 5년만기 4000억위안(약 70조원·계약환율 기준)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이란 실질적 성과가 있었다. 이밖에 △보이스피싱·온라인사기범죄 대응공조 MOU △실버경제분야 협력 △혁신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추진 △2026~2030 경제협력 공동계획 △서비스·무역교류 협력강화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검역 요건 등 총 7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중 정상이 우호관계를 쌓으면서 한한령의 해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한령은 중국 정부가 한국의 문화콘텐츠 및 관련산업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취한 규제·제한조치다. 2016년 중반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셜미디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일 한중 정상회담 후 국빈만찬에서 이 대통령,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과 대화 중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이를 검토하라고 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콘텐츠에 대해 노력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실무적인 소통을 통해 조율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